10월엔 흑자 가능성…장기추세 확인돼야 위기 탈출

경상수지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그 추세를 이어간다면 한국은 쉽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적자를 면치 못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수렁에 더욱 깊숙이 빠져 '제2의 외환위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경상수지 흑자 전환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부는 일단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8일 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매년 4분기에는 경상수지가 호전되는데 올해도 환율이나 국제유가 등의 여건을 감안했을 때 경상수지가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해외에서 위기설을 잇따라 제기하는 것은 달러 유동성 확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교수는 "한국이 아이슬란드나 파키스탄 등과 왜 다른가를 외국에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경상수지 흑자"라며 "단순히 한 달이나 한 분기 흑자가 아닌 '흑자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달 4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30~40여개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이 참여하는 '제2차 무역ㆍ투자진흥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ㆍ가계 부문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플랜을 짜는 동시에 솔선수범해야 하며,기업들은 수입을 자제하고 수출 총력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한다.

이태명/유승호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