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은 돈으로 지수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을 가진 상품이다.

지수 방향성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예전엔 지수 전체로 구성된 바스켓이나 파생상품인 선물을 거래해야 했지만 선물은 한 계약의 크기가 억원 단위에 이를 정도로 커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웠다.

이에 반해 ETF는 거래 단위가 1주이고 가격도 저렴해 개인들에게 적절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인덱스 펀드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매수 매도 시점을 투자자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같은 점은 ETF를 마치 개별주식과 같이 단타에 이용하게 하는 결과도 가져온다. 한 자산운용사 담당자는 "매도의 유혹을 이겨내고 ETF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개인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인덱스 펀드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강제적으로 매도를 막아주는 데 대한 일종의 대가인 셈"이라고 말했다.

ETF에 투자할 때는 순자산가치(NAV)와 거래를 통해 결정되는 가격 사이의 괴리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로 한 '코덱스200'을 예로 들면 지난 28일 코스피200지수 132.42에 100을 곱한 1만3242원이 이론가격이며,NAV는 1만3360.88원,이날 종가는 1만3400원이었다. ETF의 가격과 NAV의 차이를 종가로 나눈 0.29%가 이날의 괴리율로,이날 코덱스200은 NAV에 비해 0.29%가량 고평가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되는 개별주식과 달리 ETF는 펀드를 구성하는 각각의 주식 가치의 합을 나타내는 상품이기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몰릴 경우 실제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벌어지는 왜곡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남기 삼성투신운용 매니저는 "'코덱스차이나H ETF'가 처음 나왔을 때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려 NAV와 무관하게 상한가로 직행한 적이 있다"며 "유동성 공급자(LP)가 계속 호가를 제시하며 괴리율을 줄이려고 하지만 투자자들도 이 같은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괴리율이 낮아 저평가 정도가 클 때 매수하고 괴리율이 커져 심하게 고평가됐을 때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또 ETF 투자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거래량이 많은 ETF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크한 ETF 사이에도 지난 28일 '코덱스200'이 413만여주가 거래된 데 반해 '타이거200'은 135만여주,'코세프200'은 32만여주 거래에 그쳤다.

거래량이 적을 경우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수시에 운용사와 상품을 잘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