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회사나 경영진 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전문업체인 파이컴 우리사주조합은 29일 지난 8월부터 이날까지 파이컴 주식 123만6034주(5.16%)를 장내에서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파이컴의 우리사주조합장인 류동훈 차장은 "현재 사업부문의 매출회복과 태양전지용 레이저장비 및 비메모리용 멤스카드 등 신규 사업이 가시화 되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했다"며 "직원들 스스로 회사의 발전에 참여하고 투자를 통해 그 결실을 함께 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측은 "향후 장내매입을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노사가 화합하여 회사의 실적을 극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유해정보차단서비스 업체인 플랜티넷도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전임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권유하고 나섰다.

플랜티넷은 이날 최대주주인 김태주 대표이사가 자사주식 3만3000주를 매입해 보유지분을 기존 24.13%에서 24.50%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전 임직원 대상으로 회사주식 매입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시가총액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보다 낮을 정도로 주가가 비이성적인 수준까지 내려왔으며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사내 전 구성원들부터 회사 주식을 매수, 비이성적 투매에 대응하자는 게 주된 요지다.

플랜티넷이 이같이 자사주 갖기 캠페인에 나서는 것은 하반기에만 2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주가 안정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

플랜티넷은 지난 6일 1차적으로 20만주의 자사주취득을 완료했지만 계속된 시장환경 악화에 따라 한 달이 채 못된 지난 27일 30만주를 추가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플랜티넷 관계자는 "시장참여자들이 이성을 찾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주가가 자율적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렸지만 장기투자자와 주주를 보호할 필요가 있는 회사입장에서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했다"며 그 근거로 현 주가수준이 주당 순자산가치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올해 예상 순익대비 주가수익배율(PER)이 6~7배에 불과하다는 점, 작년부터 주당 배당금이 200원으로 상향된 바 배당수익률이 6.3%에 달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영진이 회사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와 별개로 직원들에게까지 자사주 취득을 공개적으로 권유하는 것은 사실 부담이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 권유가 그만큼 회사의 현황과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 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