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희망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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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엔 저축을 독려하는 일이 국가의 주요 시책이었다. 따라서 표어도 수없이 많았다. '푼돈 모여 목돈''10원 하나도 저금하면 보람''늘어나는 저축액,늘어나는 내보람' 등등.당연히 훈훈한 일화도 많았다. 구두닦이 소년의 자린고비 저축이야기,식모살이로 푼푼히 저축한 눈물젖은 통장이야기,또순이 여공들의 저축 미담들은 감동적이기만 했다.
올해 '저축의 날'에 최고상을 받은 심삼순씨도 한푼 두푼 악착같이 모아 집안을 일으켜 세운 악바리였다. 남편이 병으로 쓰러진 뒤 야채행상,파출부,외판원,택시기사 등을 하면서 하루 한끼 식사로 허기진 배를 졸라매며 이를 악물고 저축했다. 그녀의 마음속엔 오직 '지긋지긋한 가난을 자식들에게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지금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저축이 최상의 재테크로 통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소나마 목돈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루 살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저축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들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나섰다. 저소득 가구가 매달 5만~20만원씩 저축하면 이 두 기관이 같은 액수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는 것으로 '희망플러스 통장'이라 이름을 붙였다. 월 20만원을 저축하면 3년 만기때 1700먼원이 된다고 하니,아쉬우나마 구멍가게 하나쯤은 차릴 수 있는 종자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 사는 빈곤층 10명 중 9명이 '5년안에 생활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하는 현실에서 희망통장은 말 그대로 '희망'을 갖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것은 셋'이라는 속담이 있다. 나이 든 아내와 늙은 개,그리고 저금이다. '저금보다 나은 연금술이 없다'고 하는 영국 속담도 어느 시대에나 맞는 진리인 듯하다.
최근 고수익의 환상을 쫓아 주식과 펀드,갖가지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크게 낙담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과거 또순이와 자린고비들이 실천했던 '저축이 곧 희망'이라는 생각을 새삼 갖게 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올해 '저축의 날'에 최고상을 받은 심삼순씨도 한푼 두푼 악착같이 모아 집안을 일으켜 세운 악바리였다. 남편이 병으로 쓰러진 뒤 야채행상,파출부,외판원,택시기사 등을 하면서 하루 한끼 식사로 허기진 배를 졸라매며 이를 악물고 저축했다. 그녀의 마음속엔 오직 '지긋지긋한 가난을 자식들에게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지금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저축이 최상의 재테크로 통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소나마 목돈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루 살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저축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들을 위해 서울시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나섰다. 저소득 가구가 매달 5만~20만원씩 저축하면 이 두 기관이 같은 액수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는 것으로 '희망플러스 통장'이라 이름을 붙였다. 월 20만원을 저축하면 3년 만기때 1700먼원이 된다고 하니,아쉬우나마 구멍가게 하나쯤은 차릴 수 있는 종자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에 사는 빈곤층 10명 중 9명이 '5년안에 생활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하는 현실에서 희망통장은 말 그대로 '희망'을 갖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것은 셋'이라는 속담이 있다. 나이 든 아내와 늙은 개,그리고 저금이다. '저금보다 나은 연금술이 없다'고 하는 영국 속담도 어느 시대에나 맞는 진리인 듯하다.
최근 고수익의 환상을 쫓아 주식과 펀드,갖가지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크게 낙담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과거 또순이와 자린고비들이 실천했던 '저축이 곧 희망'이라는 생각을 새삼 갖게 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