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감사원장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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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보장된 분들인데,사의를 표명했다고 하지만 순전히 자의로만 그렇게 했을까요?"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2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를 접한 한 감사원 직원의 말이다. 지난해 쌀직불금 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감사원 중립성 및 독립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꺼내든 감사위원 전원 사퇴 카드가 오히려 감사원의 고민을 더 깊게 해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감사원이 과거의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식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이 기회에 참여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을 대거 정리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에 대한 불신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쌀직불금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한 불명확한 태도 때문이다. 청와대에 사전 보고하고 명단을 삭제한 경위 등이 석연치 않아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감사위원 6명 중 쌀직불금 감사결과를 심의했던 위원은 4명.김종신 위원은 임기가 내년 2월까지고 이석형 위원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 논란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종구 위원은 쌀직불금 감사 비공개 결정 당시 주심위원을 맡았고,하복동 위원은 당시 제1사무차장으로서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감사내용을 보고해 논란이 됐다. 김용민 위원의 경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 등을 거쳐 작년 12월 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감사위원은 박성득 위원 1명뿐이다.
쌀직불금 감사와 관련된 위원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하면 과거 의혹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새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초 논란의 핵심이었던 감사원과 청와대의 밀착설에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 인적 쇄신에는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임기가 보장된 감사위원들을 단순히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대거 물갈이하는 것도 부담이다. 김황식 감사원장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2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를 접한 한 감사원 직원의 말이다. 지난해 쌀직불금 감사 과정에서 불거진 감사원 중립성 및 독립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꺼내든 감사위원 전원 사퇴 카드가 오히려 감사원의 고민을 더 깊게 해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감사원이 과거의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식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이 기회에 참여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을 대거 정리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에 대한 불신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쌀직불금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한 불명확한 태도 때문이다. 청와대에 사전 보고하고 명단을 삭제한 경위 등이 석연치 않아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감사위원 6명 중 쌀직불금 감사결과를 심의했던 위원은 4명.김종신 위원은 임기가 내년 2월까지고 이석형 위원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 논란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종구 위원은 쌀직불금 감사 비공개 결정 당시 주심위원을 맡았고,하복동 위원은 당시 제1사무차장으로서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감사내용을 보고해 논란이 됐다. 김용민 위원의 경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경제보좌관 등을 거쳐 작년 12월 감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감사위원은 박성득 위원 1명뿐이다.
쌀직불금 감사와 관련된 위원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하면 과거 의혹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새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당초 논란의 핵심이었던 감사원과 청와대의 밀착설에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 인적 쇄신에는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임기가 보장된 감사위원들을 단순히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대거 물갈이하는 것도 부담이다. 김황식 감사원장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