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홀딩스는 절반 수준에도 못미쳐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1년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에도 못미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가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평상시라면 당연히 주식을 매수해야 할 상황이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불확실성이 커 애널리스트들조차 쉽게 추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올해 예상 영업이익에 못미치는 기업은 신설회사 한국철강과 분할한 KISCO홀딩스 금호석유 경남기업 등 모두 3개사에 이른다.

이 중 KISCO홀딩스 같은 곳은 시총이 522억원밖에 안돼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등을 내고 남는 순이익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금호석유는 올해 3518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되지만 이날 주가가 10.65% 급락하며 시총이 3305억원으로 줄어 이보다 낮아졌다. 경남기업 시총도 예상영업이익보다 6억원가량 낮은 821억원에 불과하다.

조사 대상을 최근 3개월 내 3회 이상 실적 전망치가 나온 176개 기업으로 한정한 결과여서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분석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에프앤가이드 측의 설명이다.

동부제철 동국제강 대한해운 한진중공업 등은 시총이 예상 영업이익의 1.5배에도 못미친다. 철강주 해운주 조선주 건설주 등이 주가 하락폭이 커 시총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날 1155억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손실을 보고한 심텍을 비롯해 DMS 우주일렉트로 등의 시가총액이 2년치 예상영업이익보다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환율 효과 덕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 인해 영업 외 손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현 상황에서는 저평가나 낙폭 과대와 같은 전통적인 잣대로 이들 종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센터장은 "지금은 실적이 좋으냐,나쁘냐가 아니라 향후에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 여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신용위기 유동성문제 경기하강 등과 관련된 기업들은 아무리 실적이 좋게 전망되더라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3분기 실적과 관계없이 앞으로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큰 철강업종이나 경기 둔화로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는 해운주,업황이 위기 상황인 건설업종 등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