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작년에 비해 25만8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신규 일자리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의무 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 8월 정규직 근로자는 106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만9000명 늘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544만5000명으로 1년 사이에 25만8000명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33.8%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해 2003년 8월(32.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화진 노동부 차별개선과장은 "비정규직이 급감한 것은 경기 침체 탓에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작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비정규직 고용을 꺼리는 게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정규직 신규 채용 규모는 작년 8월 3만4000명이 증가한 반면 올 8월에는 5만9000명이나 줄었다. 비정규직 재직자 수도 작년 8월엔 21만2000명 증가한 데 반해 올 8월에는 19만9000명이나 감소했다.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새로 고용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미 고용하고 있는 비정규직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비정규직 고용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비정규직 중에서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간제 근로자'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6만6000명 감소한 데 반해 법 보호 대상이 아닌 '용역 근로자'는 4만8000명 늘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