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빠진 C&그룹의 워크아웃설 등에 휘청였던 은행주들이 밤 사이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 리스크 우려가 여전히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오전 9시 45분 현재 급등장에서 우리금융(-5.61%) 외환은행(-5.43%) 하나금융지주(-4.63%) KB금융(-3.28%) 신한지주(-0.83%) 등 시중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은행(-10.15%) 대구은행(-8.98%) 등 지방 은행들도 급락세다. 전날 C&그룹 워크아웃설로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이날 새벽 원화와 달러화를 서로 교환하는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필요에 따라 3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미국으로부터 달러화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최근 호주, 노르웨이, 덴마크 등과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화 유동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한국은행이 최근 원화 유동성 개선을 위한 여러 조치를 내놓고 있어 단기적으로 은행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원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국제결제은행(BIS) 미달 우려 등 중장기적 이슈인 신용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은행주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