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물을 주제로 리조트같은 아파트로 마무리 공사중
44개동 3410가구의 대단지에 걸맞게 부대시설 규모도 방대

단일건설회사가 시공한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로 알려진 GS건설의 ‘반포 자이’가 12월 중순 입주예정이다.

‘반포 자이’는 규모나 단지구성면에서 아파트 문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다. 우선 규모에서 압도적이다. ‘반포 자이’는 지하2층, 지상 29층 아파트 44개동이 들어선다.

단지 끝이 안보일 정도다. 한 방문객이 단지 서쪽 끝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을 때 “저쪽 끝에도 ‘반포 자이’와 비슷한 아파트가 보이는데 어느 회사 아파트냐?”고 질문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반포 자이’ 단지 내 부대시설 규모도 방대하다. 고속터미널 동쪽 맞은편에 짓고 있는 중심상가는 지하3층∼지상5층에 연면적은 19,146㎡(5,791평)에 달한다. 보조상가도 지하3층∼지상5층에 연면적 4,894㎡(1,480평) 규모다.

주민공동시설인 자이안센터(Xian Center)는 지하2층∼지상3층(연면적 9,240㎡ ․2,800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라고 GS건설은 밝혔다. 연면적 1,049㎡(317평)의 유치원도 단지 안에 들어선다.
‘반포 자이’는 옛 반포주공 3단지를 헐고 재건축하는 아파트다. 반포주공 3단지는 16평형 1,750가구, 25평형 650가구에 지상 5층짜리 아파트 60개동으로 이뤄졌었다.

그 자리에 65∼91㎡의 8개형 크기의 아파트 3,410가구가 들어서는 게 ‘반포 자이’다. 재건축 공사는 2006년4월 시작됐다. 매머드급 단지인 만큼 공사에 투입된 물량도 상상을 초월한다.

부지를 고르는 토공사 때 하루 최대 24톤 덤프트럭 1,600대분의 흙을 퍼냈다. 길이 6∼13m의 콘크리트 파일 1만 본을 땅바닥에 박았다.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다.

지하층 골조공사에는 하루 평균 1,800여 명의 작업 인력이 투입됐으며 하루 최대 레미콘 차량 2,300대 분의 콘크리트를 쏟아 부었다. 철근량도 어마어마하다. 하루 최대 25톤 트럭 25대분의 철근이 ‘반포 자이’ 공사장에 내려졌다.
‘반포 자이’는 이런 과정을 거쳐 6월 초 일반 분양에 들어가면서 아파트 단지가 일반에 공개됐다. 입주를 한 달 가량 앞둔 현재의 단지 모습은 그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조경이 대부분 마무리돼 새 아파트 분위기가 완연하다.

‘반포 자이’ 단지를 꼬박 2시간 취재한 후 카메라를 열었더니 앵글에 잡힌 주요 소재는 ‘물과 나무’였다. ‘반포 자이’ 지상에는 주차공간이 없다. 비상용 차량 외에는 지상으로 다닐 수 없게 설계됐다.
지상에는 나무가 빼곡하다. 한 걸음을 옮겨도 나무를 만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단지 동쪽 경부고속도로 사이의 녹지공간(4,600평)은 나무로 덮힌 도심 공원 분위기다. 단지를 따라 이어지는 2.4km의 산책로에는 느티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단풍나무가 즐비하다.

산책로에 깔린 붉은 빛 트랙은 올림픽육상경기장과 같은 재료다. 몬도트랙이라고 한다. 단지 곳곳에 보이는 키가 큰 소나무는 강원도산 수령 150년 이상의 아름드리 들이다.

나무 아래로는 물이 흐른다. ‘반포 자이’는 표고차 17m의 경사지형에 놓여 있다. 단지에서 가장 높은 북동쪽 116∼119동 가운데 있는 발원의 분수가 단지 내를 흐르는 물의 원천이다.

한강을 끌어온 발원의 분수에서 단지를 흐르는 물이 동서로 갈라진다. 다슬기도 사는 깨끗한 시냇물이 단지를 흘러내려 반포천으로 들어간다.

발원의 분수 뿐 만 아니라 ‘반포 자이’단지 내 5개 주요 테마 정원은 모두 물을 주제로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디자인을 적용한 로툰다(rotunda)벽천, 음악에 맞춰 물줄기가 뿜어나는 음악분수, 바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바닥분수 및 미니카약장은 모두 물로 꾸며진 테마 정원이다.

‘반포 자이’ 자리에 있던 반포주공3단지는 1978년 입주가 시작됐다. 꼭 30년 전의 일이다. 반포주공3단지를 기억한다면 30년이란 세월차이 만큼이나 아파트 문화의 변모를 ‘반포 자이’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듯하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