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흠집 자동으로 복구시키는 페인트 … 보행자 충돌때 보닛 높아져 부상 최소화

차체에 난 흠집이 저절로 없어지는 자동차,장애물을 자동으로 피하거나 충돌할 위험이 있다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는 자동차,차선에서 벗어나면 경고음을 내는 자동차…. 007 영화속에서 나오는 미래 자동차들의 얘기가 아니다. 각종 과학기술과 전자기기가 발전하면서 첨단 기능과 장비를 적용한 자동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일본 닛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올 7월부터 인피니티 전 차종에 적용하기 시작한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는 차량 표면에 남겨진 긁힌 흔적이나 흠집 등을 자동으로 복구시켜준다.

일반적으로 차체에 사용되는 페인트는 '베이스코트'와 '클리어코트' 두 층으로 구성된다.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는 이 중 가장 겉면에 노출되는 클리어코트의 신축성을 높이는 방법을 이용했다. 고탄성 특수 합성 수지로 만들어진 클리어코트에서 합성수지의 밀도를 높여 페인트의 탄력성을 강화시킨 것.클리어코트에 작은 스크래치가 발생하거나 패이는 등 흠집이 발생했을 때 클리어코트가 지닌 탄성의 힘으로 벌어진 틈이나 흠집이 회복된다. 스펀지를 눌렀을 때 다시 원상복귀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다만 페인트 아래쪽의 베이스코트 층은 밀도가 그다지 높지 못해 이 부분까지 상처가 나면 회복되지 않는다.

한국 닛산 관계자는 "온도가 높을수록 복원 속도가 빨라지는데 여름철에는 1시간 이내,겨울철에는 1주일 정도 소요될 수 있다"며 "왁스나 코팅을 한 후에도 이 같은 효과는 사라지지 않으며 차체의 흠집이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볼보자동차는 전체 추돌사고의 75%가 시속 30㎞ 이하의 속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시티 세이프티'라는 차세대 안전장치를 개발해 내년 1월 출시되는 XC60에 적용한다. 이 장치는 차량 앞 유리 상단에 장착된 레이저 시스템이 최대 6m 이내의 장애물에 대한 정보를 1초에 50회씩 모니터링한다.

시속 15~30㎞로 주행하다가 앞 차와의 거리가 일정거리 이하로 줄어들면 차량의 브레이크를 점진적으로 작동시켜 차량속도를 줄인다. 15㎞ 이하로 주행되는 상태에서 앞 차와의 거리가 급격히 줄면 차량의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차량을 완전히 멈춘다.

재규어의 신모델인 XF에 탑재된 '보행자 접촉 감지 시스템'은 보행자와 충돌하는 경우 보닛의 전체적인 높이가 자동으로 상승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차량 범퍼에 장착된 접촉 센서가 충돌을 감지하는 즉시 보닛의 잠금 장치가 풀리면서 약 0.03초 만에 보닛 전체를 13㎝ 가량 들어올려 보닛 안의 딱딱한 엔진에 보행자의 머리가 직접 부딪히는 것을 방지한다.

기존 모델에 비해 사고자의 머리 부상 위험을 약 4분의 1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딜락 STS 4.6L 플래티넘 에디션은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할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주는 '차선 이탈 경고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백미러에 장착된 카메라가 도로의 차선을 인식,시속 56㎞ 이상으로 달리는 중 차선 변경 신호 없이 다른 차선을 넘으면 계기판에 위치한 노란색 표시등이 깜빡이고 경고음을 울린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