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동네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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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줄지어 간다. 청개구리가 운다. 제비가 낮게 날아간다. 달무리가 나타난다. 연못이나 강에 거품이 인다. 화장실 냄새가 심해진다. 연기가 안빠진다. 고양이가 소동을 피운다. ' 옛사람들은 이러면 비가 온다고 생각,빨래도 걷고 장독 뚜껑도 덮고 멍석에 펴놨던 고추나 호박고지도 걷었다.
일기예보가 없던 시절엔 이렇게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날씨를 짐작했다. 지금 이런 일은 어림 없다.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조차 떼지어 움직이는 개미를 보기도 청개구리 소리를 듣기도 어렵다. 제비 자취 사라진지 오래고,아궁이에 불 때느라 생긴 연기가 방과 부엌을 채울 일도 없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도시와 농촌 어디서든 날씨를 알아야 대비할 수 있는 까닭이다. 우산 없이 산에 올랐다 비를 만나 속옷까지 젖은 채 추위에 떠는 것도 문제지만 폭우나 강풍을 예상하지 못할 경우 입는 피해는 숫자로 계산하기 어렵다. 거꾸로 날씨만 잘 예측,마케팅을 적절히 하면 대박을 낼 수도 있다.
일기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는 요인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예보가 자꾸 틀리는 것이다. 지구에 탈이 난 건지 도통 맞지 않는 바람에 기상청은 괴롭고 사람들은 울화가 치민다. 여름철엔 특히 더하다. 오죽하면 기상청이 일기 예보가 아니라 일기 중계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랴.
결국 기상청이 30일부터 읍·면·동 별로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동네 예보' 시대를 열었다. 지역과 시간을 잘게 쪼개서 파악하노라면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쓰게 될 테고 결과적으로 좀더 정확해질지 모른다. 2년간 시험운영한 결과 현행 85%보다 높은 86.9%의 정확도가 나왔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기상관측 시설과 인력 확충 없이 급하게 추진해 뚜렷한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별 시간별 날씨를 정확히 알자면 관측망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동네예보가 틀리면 변명할 길조차 없을 것이다. 모쪼록 보다 확실한 예보로 현재 70%라는 체감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일기예보가 없던 시절엔 이렇게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날씨를 짐작했다. 지금 이런 일은 어림 없다.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조차 떼지어 움직이는 개미를 보기도 청개구리 소리를 듣기도 어렵다. 제비 자취 사라진지 오래고,아궁이에 불 때느라 생긴 연기가 방과 부엌을 채울 일도 없다.
그렇다고 넋 놓고 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도시와 농촌 어디서든 날씨를 알아야 대비할 수 있는 까닭이다. 우산 없이 산에 올랐다 비를 만나 속옷까지 젖은 채 추위에 떠는 것도 문제지만 폭우나 강풍을 예상하지 못할 경우 입는 피해는 숫자로 계산하기 어렵다. 거꾸로 날씨만 잘 예측,마케팅을 적절히 하면 대박을 낼 수도 있다.
일기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는 요인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예보가 자꾸 틀리는 것이다. 지구에 탈이 난 건지 도통 맞지 않는 바람에 기상청은 괴롭고 사람들은 울화가 치민다. 여름철엔 특히 더하다. 오죽하면 기상청이 일기 예보가 아니라 일기 중계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랴.
결국 기상청이 30일부터 읍·면·동 별로 기상정보를 알려주는 '동네 예보' 시대를 열었다. 지역과 시간을 잘게 쪼개서 파악하노라면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쓰게 될 테고 결과적으로 좀더 정확해질지 모른다. 2년간 시험운영한 결과 현행 85%보다 높은 86.9%의 정확도가 나왔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기상관측 시설과 인력 확충 없이 급하게 추진해 뚜렷한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별 시간별 날씨를 정확히 알자면 관측망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동네예보가 틀리면 변명할 길조차 없을 것이다. 모쪼록 보다 확실한 예보로 현재 70%라는 체감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