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더 높게 카드채·캐피탈 債 고금리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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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 넘는 수익률 매력
신용등급 확인은 필수
회사원 이재욱씨(34)는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대우증권 본점 영업부를 찾아갔다. 2년 만기에 연 8.52%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현대캐피탈 채권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씨가 증권사에 도착했을 때는 채권이 모두 팔리고 난 뒤였다. 300억원어치의 채권이 영업일 기준으로 판매 3일 만에 매진된 것이다.
이씨는 현대캐피탈이 300억원어치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어서 다음날 다시 오면 채권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증권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카드채와 캐피털채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채권(여전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무려 0.75%포인트나 내린 이후 일부 은행이 서둘러 예금 금리를 낮추는 등 시중 금리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채의 수익률은 아직 8%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 채권 가격은 오르게 돼 있어 만기 전에 채권을 팔아 매매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특히 신용등급 AA 이상의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발행사의 부도율이 거의 0%에 가까워 '확정 고수익'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카드사들의 채권이 AA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고 캐피털사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의 회사채가 AA 등급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추가로 발행해 지난달 28일부터 대우증권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채권은 연 수익률이 8.45%로 1억원을 투자할 경우 매달 59만5000원의 이자(세후 기준)가 나온다.
카드채에 투자해도 연 8%대 중후반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우증권이 판매 중인 현대카드 채권의 수익률은 연 8.74%에 이른다. 이 채권의 만기는 2011년 4월10일이다. 대우증권은 또 내년 11월23일 만기가 돌아오는 신한카드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연 수익률은 8.3%다. 현대증권은 연 수익률 8.45%의 삼성카드 1657회 채권과 연 수익률 8.23%의 현대카드 159회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캐피털채는 일반적으로 카드채에 비해서는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그러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이라면 투자 기간 중 회사가 부도날 위험이 낮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자금을 넣어 둘 만하다.
현대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KT캐피탈 20회 채권은 연 수익률이 8.53%이고 지금으로부터 약 1년 후인 내년 10월27일 만기가 돌아온다. 신용등급은 A+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판매 중인 두산캐피탈 290회와 효성캐피탈 31회 채권은 연 수익률이 각각 8.04%와 7.99%다. 두 채권 모두 내년 9월이 만기고 신용등급은 두산캐피탈이 A+,효성캐피탈이 A-다.
이관석 신한은행 PB고객부 재테크팀장은 "시중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가 채권 투자의 적기"라며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30%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