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기자양반, 집 좀 팔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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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마치 주식시장의 '사이드카(주가급변동에 따른 매매금지)'가 발동된 느낌입니다. 값싸게 나온 급매물은 많은데 매수세가 끊겨 거래가 올스톱 됐습니다. 기자 양반,우리 가게 매물 좀 팔아주세요. "
최근 경기 분당 야탑동에서 만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존 고객이 아닌 가게로 처음 찾아온 손님을 상대로 매매 계약 중개를 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며 "최근에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꾸준히 나오던 급매물도 끊겨 개점 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경기 분당,용인 수지 일대 일부 아파트는 시세보다 20% 이상 싼 급매물이 수두룩하고 매매가가 시세의 70~80% 선에서 책정된 공시가격보다 밑으로 떨어진 사례도 나와 내년도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친한 사이가 아니면 기자들 만나기를 부담스러워하고 꺼렸던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분당 이매동에서 처음 만난 한 중개사는 "사람들 만나고 다니면서 혹시 분당에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을 소개시켜 달라"며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싸게 내놓는 좋은 물건이 많다"고 제안했다. 정자동에서 만난 중개사도 "지금 글로벌 금융위기다 고금리다 해서 집값이 많이 빠졌는데 분당은 실거주 여건과 투자성을 모두 갖춘 곳으로 싸게 사두면 분명 오른다"며 "투자자들을 소개시켜 줘도 나중에 욕먹지 않을 것"이라며 은근한 부탁을 했다.
요즘같은 집값 하락기에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팁'까지 친절히 알려줬다. 그는 "대출 부담 때문에 집주인이 싸게 팔기로 한 집을 소개 받으면 무조건 나온 가격의 5% 정도 값을 후려치고 전화번호 적어 놓고 나오라"며 "십중 팔구 일주일 이내에 그 가격에 거래하자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취재기자에게까지 집을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부동산 중개사들.2008년 늦가을 한국 부동산 시장의 한 단면이다.
정호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hjjung@hankyung.com
최근 경기 분당 야탑동에서 만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존 고객이 아닌 가게로 처음 찾아온 손님을 상대로 매매 계약 중개를 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며 "최근에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꾸준히 나오던 급매물도 끊겨 개점 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경기 분당,용인 수지 일대 일부 아파트는 시세보다 20% 이상 싼 급매물이 수두룩하고 매매가가 시세의 70~80% 선에서 책정된 공시가격보다 밑으로 떨어진 사례도 나와 내년도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친한 사이가 아니면 기자들 만나기를 부담스러워하고 꺼렸던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분당 이매동에서 처음 만난 한 중개사는 "사람들 만나고 다니면서 혹시 분당에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을 소개시켜 달라"며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싸게 내놓는 좋은 물건이 많다"고 제안했다. 정자동에서 만난 중개사도 "지금 글로벌 금융위기다 고금리다 해서 집값이 많이 빠졌는데 분당은 실거주 여건과 투자성을 모두 갖춘 곳으로 싸게 사두면 분명 오른다"며 "투자자들을 소개시켜 줘도 나중에 욕먹지 않을 것"이라며 은근한 부탁을 했다.
요즘같은 집값 하락기에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팁'까지 친절히 알려줬다. 그는 "대출 부담 때문에 집주인이 싸게 팔기로 한 집을 소개 받으면 무조건 나온 가격의 5% 정도 값을 후려치고 전화번호 적어 놓고 나오라"며 "십중 팔구 일주일 이내에 그 가격에 거래하자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취재기자에게까지 집을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부동산 중개사들.2008년 늦가을 한국 부동산 시장의 한 단면이다.
정호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