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은행채를 많이 발행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유동성 지원 때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는 은행들이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관행을 고치려는 조치다.

정희전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31일 "은행채를 많이 발행한 은행과 적게 발행한 은행에 대해 유동성 지원을 차등화할 계획"이라며 "은행채를 많이 발행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과정에서 해당 은행채의 편입 규모를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한은은 최근 은행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RP 거래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은행들이 이를 이용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한은이 다시 이 채권을 사들이게 되면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RP 거래 과정에서 사들이는 특정 은행채의 규모가 줄어들면 해당 은행은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게 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리는 임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은행채 및 일부 특수채를 RP 방식으로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감독당국에 원화 유동성 기준을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산정 기준의 단축 등을 요청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