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년 만에 최대폭(―0.3%) 감소했다는 상무부 발표와 때를 같이해 백악관과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0일 잇달아 경제침체를 경고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재닛 앨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UC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 심포지엄에 참석,"미 경제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4분기에도 경제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3분기 중 미국의 소비지출은 3.1%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며 하락폭은 28년 만에 최대다. 식료품과 의류 등 비내구재의 소비지출은 6.4% 줄어 1950년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자동차 등으로 대표되는 내구재 소비도 14.1%나 감소해 1987년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이처럼 소비가 급감한 것은 금융위기 영향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은 데다 실업 증가로 가처분소득 또한 줄었기 때문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