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vo! My life] 방일석 올림푸스코리아 대표 … CEO의 정원엔 열정의 꽃이 '활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6개월 동안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서 하나씩 장만한 것입니다. "
경기도 용인 전원주택단지 발트하우스에서 만난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대표(45)는 "여기 있는 소나무,자연화,목백일홍 모두 직접 구해온 것"이라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언뜻 보기엔 그저 잘 정돈된 예쁜 정원이었지만 방 대표에게는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식물들이라고 한다. "주말에 용인,양지,이천 등지에 골프를 하러 가면 맘에 드는 나무나 꽃이 있나 눈여겨 봅니다. 딱 이거다 싶으면 몇 주가 지나더라도 꼭 다시 찾아가서 구해오죠." 그는 어렵사리 구한 나무와 꽃을 머릿속에 그려뒀던 위치에 하나씩 배치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고 말했다.
방 대표의 '식물 사랑'은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시절부터 시작됐다. 1993년부터 7년 동안 일본에 살면서 작은 앞마당을 가꾸는 재미에 푹 빠졌던 것."일본은 집이나 소품 등이 모두 작잖아요. 그 안에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찾았던 거죠."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하게 화단을 꾸미던 게 습관이 됐다는 설명이다. 방 대표는 서울 개포동 집에서도 화분을 키우고 있다. 용인 발트하우스의 정원도 그의 성에는 다 차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주변 땅을 더 사들여서 작품성을 가진 나무들을 가꾸고 싶어요. 아직 멀었죠."
일본에서의 경험은 그가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2000년에 귀국한 뒤 그 당시 고객사였던 올림푸스 임원진이 방 대표에게 한국법인 설립에 관한 자문을 요청하고 그에게 한국법인 설립을 맡겼던 것.2000년 1월 직원 5명과 함께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한 그는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현지화 작업"이라며 "빠르고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이 한국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인사권과 경영권을 갖고 과감하게 투자하고 색다른 마케팅을 펼쳤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잘 못하는 이유는 가이드라인 안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한국법인이 본사라는 생각으로 뛰었습니다. "
올림푸스 하면 떠오르는 '마이 디지털 스토리'라는 광고 문구와 탤런트 전지현을 등장시킨 방송광고도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다. 실력을 인정받은 방 대표는 올림푸스 동아시아 영상시스템 그룹 마케팅 총괄장,올림푸스 아시아 중동 사장,중국법인 회장 등을 겸직했다. "본사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감성 마케팅이 더 중요하죠." 방 대표의 경영철학은 확고하다. '외부 경영은 공격적으로,내부 경영은 감성적으로'가 그의 슬로건이다.
방 대표는 신사옥을 10년 안에 짓겠다고 다짐했다. 7년째부터 이를 착수,내년 9월에는 서울 삼성동에 콘서트홀까지 갖춘 신사옥을 완공한다. "선릉공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위치예요. 신사옥의 1,2층은 전 직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옥상은 정원으로 가꿀 것입니다. 부서별로 화단을 꾸며줄까 생각 중입니다. "
부서별 화단은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2006년의 일화를 소개해줬다. 모든 직원이 퇴근한 4월 어느날 밤에 방 대표가 인사팀 직원 몇 명을 데리고 300여개의 화분과 물을 줄 수 있는 스테인리스 컵을 전 직원의 책상 위에 놓아 두었던 것.
"두 달 동안 정성스럽게 가꿔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키워 보라고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아침에 햇볕 잘 드는 자리에 자기 화분을 놓아 두려고 더 일찍 출근하더라고요. (웃음)"
그때 받은 감동을 잊지 못한 직원들이 편지를 보내왔고 구구절절 가슴 따뜻해지는 감상평을 함께 나누고 싶어 이를 모아 '마이 플라워 스토리'라는 손바닥만한 책자를 만들었다. "힘들 때마다 읽어보라고 했어요. 스스로 어떻게 성장했는지 돌아보라고요. 두 달 동안 어떤 교육을 시킨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죠."
올림푸스한국의 지난해 1인당 매출액은 8억원가량이다. 그는 1인당 매출액이나 부가가치 면에서 올림푸스한국과 삼성전자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인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를 어떻게 늘리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전 직원이 리더가 될 수 있는 회사가 돼야죠."
그는 올림푸스한국이 카메라사업과 함께 진행하는 의료장비 사업이 10년 안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년 퇴직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70,80대가 돼도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월급받는 회사원은 아니더라도 후배를 양성하거나 해외 사업을 도와주는 일이요. 마치 나무를 가꾸는 것처럼요. (웃음)"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경기도 용인 전원주택단지 발트하우스에서 만난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대표(45)는 "여기 있는 소나무,자연화,목백일홍 모두 직접 구해온 것"이라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언뜻 보기엔 그저 잘 정돈된 예쁜 정원이었지만 방 대표에게는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 식물들이라고 한다. "주말에 용인,양지,이천 등지에 골프를 하러 가면 맘에 드는 나무나 꽃이 있나 눈여겨 봅니다. 딱 이거다 싶으면 몇 주가 지나더라도 꼭 다시 찾아가서 구해오죠." 그는 어렵사리 구한 나무와 꽃을 머릿속에 그려뒀던 위치에 하나씩 배치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고 말했다.
방 대표의 '식물 사랑'은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 시절부터 시작됐다. 1993년부터 7년 동안 일본에 살면서 작은 앞마당을 가꾸는 재미에 푹 빠졌던 것."일본은 집이나 소품 등이 모두 작잖아요. 그 안에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찾았던 거죠." 작은 공간에 오밀조밀하게 화단을 꾸미던 게 습관이 됐다는 설명이다. 방 대표는 서울 개포동 집에서도 화분을 키우고 있다. 용인 발트하우스의 정원도 그의 성에는 다 차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주변 땅을 더 사들여서 작품성을 가진 나무들을 가꾸고 싶어요. 아직 멀었죠."
일본에서의 경험은 그가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2000년에 귀국한 뒤 그 당시 고객사였던 올림푸스 임원진이 방 대표에게 한국법인 설립에 관한 자문을 요청하고 그에게 한국법인 설립을 맡겼던 것.2000년 1월 직원 5명과 함께 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한 그는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현지화 작업"이라며 "빠르고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이 한국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인사권과 경영권을 갖고 과감하게 투자하고 색다른 마케팅을 펼쳤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잘 못하는 이유는 가이드라인 안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한국법인이 본사라는 생각으로 뛰었습니다. "
올림푸스 하면 떠오르는 '마이 디지털 스토리'라는 광고 문구와 탤런트 전지현을 등장시킨 방송광고도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다. 실력을 인정받은 방 대표는 올림푸스 동아시아 영상시스템 그룹 마케팅 총괄장,올림푸스 아시아 중동 사장,중국법인 회장 등을 겸직했다. "본사의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감성 마케팅이 더 중요하죠." 방 대표의 경영철학은 확고하다. '외부 경영은 공격적으로,내부 경영은 감성적으로'가 그의 슬로건이다.
방 대표는 신사옥을 10년 안에 짓겠다고 다짐했다. 7년째부터 이를 착수,내년 9월에는 서울 삼성동에 콘서트홀까지 갖춘 신사옥을 완공한다. "선릉공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위치예요. 신사옥의 1,2층은 전 직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옥상은 정원으로 가꿀 것입니다. 부서별로 화단을 꾸며줄까 생각 중입니다. "
부서별 화단은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2006년의 일화를 소개해줬다. 모든 직원이 퇴근한 4월 어느날 밤에 방 대표가 인사팀 직원 몇 명을 데리고 300여개의 화분과 물을 줄 수 있는 스테인리스 컵을 전 직원의 책상 위에 놓아 두었던 것.
"두 달 동안 정성스럽게 가꿔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키워 보라고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아침에 햇볕 잘 드는 자리에 자기 화분을 놓아 두려고 더 일찍 출근하더라고요. (웃음)"
그때 받은 감동을 잊지 못한 직원들이 편지를 보내왔고 구구절절 가슴 따뜻해지는 감상평을 함께 나누고 싶어 이를 모아 '마이 플라워 스토리'라는 손바닥만한 책자를 만들었다. "힘들 때마다 읽어보라고 했어요. 스스로 어떻게 성장했는지 돌아보라고요. 두 달 동안 어떤 교육을 시킨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죠."
올림푸스한국의 지난해 1인당 매출액은 8억원가량이다. 그는 1인당 매출액이나 부가가치 면에서 올림푸스한국과 삼성전자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인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를 어떻게 늘리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전 직원이 리더가 될 수 있는 회사가 돼야죠."
그는 올림푸스한국이 카메라사업과 함께 진행하는 의료장비 사업이 10년 안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년 퇴직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70,80대가 돼도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월급받는 회사원은 아니더라도 후배를 양성하거나 해외 사업을 도와주는 일이요. 마치 나무를 가꾸는 것처럼요. (웃음)"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