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공격 경영'… 3분기 글로벌시장 점유율 1.7%P↑… 노키아는 2.1%P↓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노키아를 맹추격하고 있다.

31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세계 휴대폰업체 '빅5' 가운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가장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키아는 지난 3분기 1억1780만대의 휴대폰 판매고를 올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불황의 여파를 넘지 못한 탓에 시장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달랐다. 삼성 휴대폰은 전분기보다 610만대가 더 팔려나갔다. 점유율은 15.4%에서 17.1%로 1.7%포인트 올라 2위 자리를 굳혔다. 소니에릭슨(8.5%),모토로라(8.4%),LG전자(7.6%) 등 3~5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도 더욱 크게 벌어졌다.


◆삼성 휴대폰 불황 속 선전

삼성전자는 점유율 상승의 원인을 공격경영에서 찾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최지성 사장의 부임과 함께 '선진국-고가폰,신흥시장-저가폰' 전략을 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화소 카메라폰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저가 휴대폰으로 노키아를 추격하겠다는 것이었다. 마케팅도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파격적으로 피자헛 출신의 빌 오글 최고마케팅경영자(CMO)를 영입해 미국시장을 맡겼다.

신흥시장에 내놓은 저가폰 전략도 먹혀들기 시작했다. 올 들어 중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두 배가량 뛰었고 터키에서도 지난 9월 기준 점유율 39.9%로 1위 노키아(45.3%)와의 격차를 확 줄였다.

◆휴대폰 시장은 재편 중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노키아를 비롯한 대다수 업체들의 판매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노키아는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400만대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대에서 지난 3분기 18.6%로 떨어졌다.

3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 2분기까지 3위를 지켰던 모토로라는 판매량이 270만대나 감소해 4위로 추락했다. 휴대폰 실적부진으로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절치부심했지만 모토로라는 휴대폰 매출 감소로 지난 3분기에도 8억40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냈다. 모토로라는 사업부진 만회를 위해 전 세계 사업장 인력의 4.5%에 달하는 3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모토로라의 부진으로 3위에 오른 소니에릭슨도 큰 폭의 적자를 냈다. LG전자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제품 판매가 대폭 감소,전체 판매량이 470만대 줄어들면서 업계 4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