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가치가 최저 액면가(1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저가주가 늘어나면서 적은 금액에도 상한가로 직행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남한제지는 70원으로 5원 오르며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5원 단위로 호가가 되는 이 주식은 주식값이 10원만 올라도 상승률이 가격 제한폭인 15%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이날 상승률인 7.69%가 최대 오름폭이었다.

최근 워크아웃설이 제기되며 100원대로 내려앉은 C&상선과 C&우방랜드도 각각 185원과 165원으로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겨우 20원씩 올랐지만 상승률은 12.12%,13.79%에 달한다.

이 밖에 현대피앤씨(405원) 대원화성(475원) 대현(405원) 동양철관(635원) 등 이날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98개 종목 중 14개 종목은 1000원도 채 안 되는 초저가주들이다. 대상 BNG스틸 현대오토넷 한국기술산업 등 주가가 5000원 미만인 24개 종목도 줄줄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남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락으로 헐값이 된 종목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상한가를 기록하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상승률은 높아보이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변동성이 워낙 커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는 "주가가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기업가치와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여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