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ㆍ소비 둔화…실물 '침체 늪'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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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광공업생산 증가율 7년만에 마이너스
한.미 통화스와프로 급한불 껐을 뿐…
9월 광공업생산 증가율 7년만에 마이너스
소비재판매 3개월째 줄고 재고도 늘어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실물경기 침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소비재 판매도 3개월 연속 줄었다. 현 경기 상황과 미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소비는 둔화되고…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1% 증가했다. 하지만 9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 더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8% 줄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3.0%) 이후 7년 만이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광공업 생산이 악화된 것은 9월까지 계속된 자동차노조 파업과 휴대폰 보조금제도 폐지 등 우발적인 요인이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9월 생산자 제품 출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9% 증가했다. 하지만 9월 재고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4%나 급증해 여전히 재고증가율이 출하증가율을 웃돌았다. 재고 증가는 반도체(70.9%),석유화학제품(14.5%),자동차(12.5%)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업종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비 위축 추세도 뚜렷해졌다. 9월 소비재 판매액은 의복 가공식품 등 비내구재와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판매 감소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5년 1월(-3.3%) 이후 최대치다. ◆기업 체감경기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
문제는 이 같은 실물경기 침체가 상당히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9개월 뒤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0.2포인트 떨어졌다.
실물경기 타격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이날 212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전달(78)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 4분기(55) 이후 최저치다. 업황전망 BSI가 100 미만이면 한 달 후의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제조업의 4분기 BSI는 78로 3분기 98에서 무려 20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수치가 80포인트 아래로 내려선 것은 조사를 시작한 200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실물경기 침체 속도를 둔화시키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 이후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대책이 서둘러 나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명/주용석 기자 chihiro@hankyung.com
9월 광공업생산 증가율 7년만에 마이너스
소비재판매 3개월째 줄고 재고도 늘어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실물경기 침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소비재 판매도 3개월 연속 줄었다. 현 경기 상황과 미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소비는 둔화되고…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1% 증가했다. 하지만 9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 더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8% 줄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3.0%) 이후 7년 만이다.
윤명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광공업 생산이 악화된 것은 9월까지 계속된 자동차노조 파업과 휴대폰 보조금제도 폐지 등 우발적인 요인이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9월 생산자 제품 출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9% 증가했다. 하지만 9월 재고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7.4%나 급증해 여전히 재고증가율이 출하증가율을 웃돌았다. 재고 증가는 반도체(70.9%),석유화학제품(14.5%),자동차(12.5%)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업종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비 위축 추세도 뚜렷해졌다. 9월 소비재 판매액은 의복 가공식품 등 비내구재와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판매 감소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5년 1월(-3.3%) 이후 최대치다. ◆기업 체감경기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
문제는 이 같은 실물경기 침체가 상당히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9개월 뒤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0.2포인트 떨어졌다.
실물경기 타격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이날 212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전달(78)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 4분기(55) 이후 최저치다. 업황전망 BSI가 100 미만이면 한 달 후의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제조업의 4분기 BSI는 78로 3분기 98에서 무려 20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수치가 80포인트 아래로 내려선 것은 조사를 시작한 200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실물경기 침체 속도를 둔화시키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 이후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대책이 서둘러 나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명/주용석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