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장착한 사이드카 여의도 질주"
코스피 월간 335P↓.하루 126.5P↓ '최악'
11월엔 '주가.환율도 재역전' 기대 높아


증시가 31일 1100선을 회복하면서 지긋지긋했던 10월을 마감했다.

그나마 마무리가 잘되긴 했지만 증시에는 잔인한 10월이었다. 주가가 하루에 100포인트 넘게 오르고 떨어지는 유례없는 급변동을 연출한 데다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을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22번이나 발동돼 투자자들은 투매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주가는 사상 최악이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0월 한 달 동안 335포인트나 떨어져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하락률도 23.13%나 돼 1997년 10월(27.25%) 이후 가장 컸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불과 1년 사이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이 바닥을 알 수 없는 마리아나 해구로 돌변한 느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오르내린 날만 사흘이나 됐다. 지난 16일에는 126.50포인트나 급락해 하루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24일엔 사상 네 번째인 10.45%가 추락해 300선이 깨지면서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10월은 노랫말처럼 '잊혀진 계절'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서는 10월에 하도 주가가 떨어지자 .9월 유동성위기는 양력이 아닌 음력 9월(10월)이었다더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주가 급등락을 경고하는 사이드카는 유가증권시장 12번, 코스닥시장 10번 등 모두 22번이나 나와 사이드카가 도입된 2002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다 보니 증권가에선 "요즘 여의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는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락에 따른 거래정지)가 달린 사이드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왔다.

지수는 장중에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10월 중 하루 평균 코스피지수 고저차가 68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29일은 하루에만 개장 이래 최대폭인 157포인트나 출렁거려 일중변동률이 사상 최대인 15.81%나 됐다. 10월 중 사흘이나 역대 일중변동률 3위권 안에 포함됐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11년 전 IMF(국제통화기금)사태를 경험한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가 국내 증시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이후엔 분위기가 반전됐다. 30일 코스피지수는 하루 상승률(11.95%)과 상승폭(115.75포인트)이 사상 최대였고 코스닥지수도 11.47%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11월은 10월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로 국내 주가와 환율이 스와프돼 역전될 것"이란 희망섞인 관측도 나온다.

임정석 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이제 '패닉'상태에서는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약세장이긴 하지만 1200선 언저리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