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투자硏, 전체 5만~6만명 중 398명 불과
올 128명 신규 진입…작가 늘려야 시장 탄탄


올해 국내 미술경매시장에 그림이 한 점이라도 출품된 근·현대미술 작가수(작고·생존 작가 포함)는 398명으로 전체 작가(5만~6만명 추산)의 0.8~0.9%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거래되는 작가의 수를 크게 늘려야 미술시장이 건전해지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미술투자연구소(소장 이인홍)는 서울옥션과 K옥션,D옥션,옥션M,A옥션,옥션별 등 국내 6개 경매회사에서 2005~2008년 출품된 미술품 1만1660점을 분석한 '미술품 경매투자 실전가이드'를 1일 발표했다. 이 가이드에 따르면 2005년 경매시장에 출품된 국내 근·현대 작가는 121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98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술품 수요층의 관심이 기존의 인기작가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가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데다 경매업체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작가는 전체작가 5만~6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극소수여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미술시장은 특정 화랑의 전속 및 교류 작가,소수의 컬렉터가 시장을 주도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처럼 왜곡된 구조가 깨어져야 미술 시장이 다변화되고 건전한 경매시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이드는 지난 2년 동안 국내 작가 400명이 경매 시장에 새로 편입된 것으로 집계했다. 미술 시장이 호황을 이어갔던 작년에는 황용엽 하종현 이목을 전병현 정종미 이영배 홍경택 최소영 박훈성 한만영 한운성 이동기씨 등 277명,올해는 김덕용 전명자 임태규 변웅필 임종두씨 등 128명의 작가들이 경매시장에 새로 진출했다. 대부분 중견 및 신진작가들로 작품값이 비교적 싼 데다 기법도 참신해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 이들 신규 진입 작가들의 낙찰률은 지난해 79%,올 들어 81%로 전체 평균 낙찰률 70% 선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돌았다.

올 들어 경매시장에 작품이 첫 선을 보인 재불화가 전명자씨의 작품은 총 5점이 출품돼 5점이 모두 팔려 나갔고,홍콩 크리스티경매에서 인기작가 김덕용씨의 작품도 4점 중 4점이 새주인을 찾아갔다. 또 민성식 한지선 유현미(이상 3점) 임태규 장이규 지용출 최정화 한지선 홍순명(2점) 등의 작품도 낙찰됐다.

이인홍 소장은 "미술시장이 세계경제 침체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한국 작가들의 작품값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데다 경매를 중심으로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감정체계와 유통 시스템을 보완하면 시장이 건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