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1200억弗투입 불구 … 주가폭락 등 금융위기 여전

러시아가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3개월 새 12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9월 이후 주가 폭락으로 증시 거래가 15차례 중단되고 예금 인출 사태는 멈추지 않는 등 위기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8일 6000억달러에 육박,사상 최대에 달했지만 이후 계속 줄어 현재 484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주(10월27~31일)에만 310억달러가 줄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가장 큰 감소폭이다. 러시아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외환보유국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감소는 유가 급락으로 달러 수입이 줄어든 데다,루블화 가치 방어와 자금난을 겪는 은행 및 과두재벌(올리가르히) 지원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만 해도 넉넉한 외환보유액이 있어 어떤 태풍도 헤쳐갈 수 있다고 장담한 러시아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IHT는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8%에서 7.3%로 낮췄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