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취급된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상당 부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로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연체율이 빠르게 오를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10만1839개사의 신용위험을 분석한 결과,투기등급 업체는 작년 말 28.1%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33.5%로 늘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기업(13.7%→17.4%),소기업(26.5%→35.4%),영세기업(39.7%→41.6%) 모두 신용위험이 커졌다. 대기업은 현재보다 신용상황이 좋아질 가능성과 나빠질 가능성이 엇비슷하지만 중소기업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상장기업 중에서도 '요주의' 대상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요주의' 대상은 지난 6월 말 현재 51.5%로 작년 말(46.6%)보다 높아졌다. 중소기업 중 절반 이상이 요주의 대상이라는 의미다. '요주의' 대상기업은 재무건전성 유동성 수익성 등 세 가지 항목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을 뜻한다. 요주의 기업이 부도위험이 큰 기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할 때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연체율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0.83%로 작년 말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0.97%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0.91%),도소매업(0.83%) 순이었다. 한은은 대출취급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연체 발생을 보여주는 '대출취급시기별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신용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신규 연체(연체발생 3개월 미만)가 장기 연체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신용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