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茶마음 우려내고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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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연 스님 수행 에세이집 '참으로…' 출간
"늘 빈 찻잔 속에 무착바라밀(어느 곳 어느 때 어떤 생각에도 매이지 않은 대자유인)의 차 마음을 우리고자 했는데 뒤돌아보니 여연(如然)의 차만 끓인 것 같아 아쉽다. "
'차의 성지'로 불리는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20년 가까이 산 여연 스님(61)은 올해 거처를 강진 백련사로 옮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차의 성지를 지키면서 차 문화 보급에 누구보다 앞장섰으면서도 스스로는 "우리들 존재의 깊은 바다 속에 담긴 마음의 영성,그 초의(초의선사)의 달빛을 내 영혼 속에 길러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월간 <해인> 출신의 글쟁이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여연 스님이 일지암에서의 수행 에세이집 《참으로 홀가분한 삶》(풀그림)을 펴냈다.
여연 스님은 20여년 만에 펴낸 이 에세이집에서 일지암의 사계절과 수행자의 삶을 53편의 글에 담았다.
여름마다 일시에 몰린 휴가객으로 인해 길에서 파김치가 되는 도시인들을 보며 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일지암에 와서 유천(샘)의 물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허겁지겁 떠나는 사람들에겐 느림과 여유의 미덕을 이야기한다. 또 산중에서의 삶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낭만 덩어리는 아님을 토로하기도 한다.
차인(茶人)들이 일지암의 살림 걱정은 하지 않으면서 기대와 요구는 너무 많았던 것도 스님에겐 짐이 됐던 모양이다. 여연 스님은 "백련사와 다산초당에서 새로운 인연의 화엄세계를 만들고 좀 편한 세상,차꾼들한테 시달리지 않고 달빛 젖은 차,시냇물 향기 나는 진짜 초의의 차를 마실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늘 빈 찻잔 속에 무착바라밀(어느 곳 어느 때 어떤 생각에도 매이지 않은 대자유인)의 차 마음을 우리고자 했는데 뒤돌아보니 여연(如然)의 차만 끓인 것 같아 아쉽다. "
'차의 성지'로 불리는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20년 가까이 산 여연 스님(61)은 올해 거처를 강진 백련사로 옮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차의 성지를 지키면서 차 문화 보급에 누구보다 앞장섰으면서도 스스로는 "우리들 존재의 깊은 바다 속에 담긴 마음의 영성,그 초의(초의선사)의 달빛을 내 영혼 속에 길러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월간 <해인> 출신의 글쟁이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여연 스님이 일지암에서의 수행 에세이집 《참으로 홀가분한 삶》(풀그림)을 펴냈다.
여연 스님은 20여년 만에 펴낸 이 에세이집에서 일지암의 사계절과 수행자의 삶을 53편의 글에 담았다.
여름마다 일시에 몰린 휴가객으로 인해 길에서 파김치가 되는 도시인들을 보며 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일지암에 와서 유천(샘)의 물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허겁지겁 떠나는 사람들에겐 느림과 여유의 미덕을 이야기한다. 또 산중에서의 삶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낭만 덩어리는 아님을 토로하기도 한다.
차인(茶人)들이 일지암의 살림 걱정은 하지 않으면서 기대와 요구는 너무 많았던 것도 스님에겐 짐이 됐던 모양이다. 여연 스님은 "백련사와 다산초당에서 새로운 인연의 화엄세계를 만들고 좀 편한 세상,차꾼들한테 시달리지 않고 달빛 젖은 차,시냇물 향기 나는 진짜 초의의 차를 마실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