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반등세를 지속할 경우 펀드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이 빠져 나가는 '미니 펀드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펀드자금 동향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증시 상승기의 평균 환매율을 적용한 결과 증시가 향후 20%가량 반등할 경우 3조~5조원 정도의 펀드 자금이 환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매율은 환매자금을 펀드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이 기간 월평균 환매율은 5% 정도다.

이 증권사 양은희 차장은 "국내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락했다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 자금을 빼는 경우가 많다"며 "상승기의 환매율을 적용할 경우 이달 증시가 상승하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최대 5조원의 자금이 환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5.8% 상승하며 반등 국면을 보인 작년 2~5월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율은 9.9%를 기록한 반면,코스피지수가 7.3% 빠진 올 6~8월의 환매율은 2.1%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달 증시 급락에 따라 투자자들이 펀드 자금 이체를 잇달아 중단하면서 펀드로의 자금 유입액은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펀드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경우 '미니 펀드런'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에 신규로 들어온 자금은 1조3080억원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 부근에서 움직였던 작년 11월 9조4970억원의 7분의 1 수준이다.

양 차장은 그러나 미니 펀드런이 일어난다 해도 본격적인 펀드런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도 이날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외환위기 학습효과'로 펀드 자금을 일시에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