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기업가정신 국제 컨퍼런스] "한강의 기적 경험을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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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리콘밸리 기업가 정신,일본의 모노즈쿠리(物造り) 기업가 정신에 못지않은 게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다. 제조업 중심으로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실물경제도 성장시킬 수 있다. " "경기 둔화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을 때가 오히려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꽃피울 기회다. "
3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1회 기업가 정신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기업 지도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경제원로의 제언'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경제에서 불황과 호황은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사람들은 불황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법"이라며 "지금에 비할 수 없는 시련을 극복한 경험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폐허와 빈곤의 땅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엄청난 석유파동과 혹독한 IMF(국제통화기금)관리 체제를 이겨냈다"며 "험난한 고비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은 통합의 리더십,노사 화합,정부와 국민의 신뢰,고통 분담,그리고 기업인의 정신적 재무장"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한국 기업사에 면면히 흐르는 창업 세대의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는 사명의식과 도전정신,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집약할 수 있다"며 "고 이병철 회장이나 정주영 회장을 비롯한 창업 기업인들이 돈에 집착하는 개인적 욕망을 벗어나 시대적 요청에 행동으로 답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의 경제 위상을 쌓아 올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인 지미 웨일스 회장은 기조 강연에서 "수천명의 자발적인 참여자로 시작된 위키피디아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무료 이용에서 시작됐으며 이것은 발상을 전환한 결과물"이라면서 "위키피디아 성공 비결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 낸 기업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담성과 열정,명확한 비전 제시가 기업가 정신의 요체"라며 "기업 역사에서 보면 경기 둔화로 위기감이 팽배해 모두가 창업을 꺼리는 시기에 역설적으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꽃필 수 있다"고 말했다.
웨일스 회장은 "최근 개발한 위키아는 사람들이 구축한 모든 종류의 책,작품,커뮤니티를 담은 사이트이자 검색 서비스로 신(新)사고를 통한 모험 강행이라는 측면이 강했다"며 "이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 사례"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사업의 기원과 발전'의 저자인 아마르 바히데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기적은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과 최첨단 기술제품으로 가치사슬을 상향 이동한 결과"라며 "그 바탕에는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기업인들의 큰 활약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한국의 기업가 정신은 기존 방식의 확장이냐,새로운 길의 모색이냐는 기로에 서 있다"며 "미국 경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경제도 먼저 내수시장의 서비스 부문을 활용하고 서비스 사업에서 IT(정보기술) 이용의 장벽을 없앨 것"을 주문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