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공인중개사가 말하는 우리 지역은
대단지 입주 물량 부담…내년초가 고비
경기침체로 최근 두달동안 거래는 실종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한경닷컴,한경매거진 등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은 지난달 3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의 포스코건설 '커낼워크'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서 '제6회 전국 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을 열고 인천·김포·부천·시흥 일대의 부동산 동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경제신문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 26명과 손경지 하나은행 PB영업추진본부 부동산팀장,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한국경제미디어그룹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경인 지역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해제를 인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 발표 직전에 진행된 포럼이어서 정부 조치가 올 하반기 들어 가격 하락세를 보여온 인천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반응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른 지역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는 이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인 '더샵퍼스트월드'(1596가구) 입주 시작 시기인 내년 1월이 집값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기지역 해제 '단비'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정부의 규제완화책 가운데 인천 등 경인지역 부동산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것을 고르라는 질문(복수응답)에 가장 많은 16명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해제'라고 답했다. 양도소득세 완화가 13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송도·청라지구의 성장관리권역으로의 전환은 3명이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장승백이국제공인중개사무소의 이학주 공인중개사는 "투기지역 해제는 유동성을 늘려 인천 부동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정부가 수요진작 대책을 대거 내놓은 만큼 수요자들이 이제는 서서히 투자를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투기지역 해제가 일률적으로 집값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구 심곧동 부동산마트의 김이순 공인중개사는 "서구의 경우 내년에 신현동 신현주공아파트 2966가구 등 주공아파트가 대규모로 입주한다"며 "투기지역 해제로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연소득 대비 대출비율(DTI)이 완화돼도 현재부터 6개월까지는 공급확대 등으로 반등 가능성이 커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손경지 하나은행 PB영업추진본부 부동산팀장은 "현재 중산층 이상은 부동산보다는 현금 자산에 대한 의지가 매우 크다"며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최근 잇달아 내놨지만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두 달 동안 거래 끊겨

인천 지역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이 일대 집값이 지난해와 올 하반기 초까지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로 거래가 거의 끊기면서 지역별로 하락세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남구 학익동 에이스공인의 박중선 공인중개사는 "학익지구의 경우 최근 1년 동안 집값이 크게 올라 24~25평형(79.3~82.6㎡형) 아파트는 1억3000만~1억4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까지 뛰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난 두 달 동안은 거래가 전무하다시피하면서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순 공인중개사는 "두 달 전까지 3억2000만원에 나오던 심곡동 108.5㎡형(33평형) 아파트가 이제는 3억원에도 매수자가 달라붙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천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송도국제도시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 인근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이학주 공인은 "지난해 말 5억원대 초반이었던 한 아파트는 현재 4억3000만~4억6000만원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인근 다른 지역에 송도국제도시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의 고소득층이 거의 없어 매수세 감소가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천 외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코리아공인의 방선자 공인중개사는 "대야동은 뉴타운 추진 소문이 떠돌면서 2년 전 8000만원하던 한 연립주택이 올 상반기에는 1억7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최근에는 1억5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거래도 없다"고 말했다.

◆송도 집값,내년 1월이 분수령

인천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송도국제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앞서 내년 1월에 집값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일단 지난해 말부터 내림세를 겪어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컸던 데다 최근 발표된 '수도권규제 완화방안'에 따라 내년 3월 일부 지역의 과밀억제권역이 규제가 덜한 성장관리권역으로 풀리는 점은 반등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내년 1월 1596가구의 송도국제도시 최대 규모 단지인 '더샵퍼스트월드' 입주가 예정돼 있어 이 아파트 입주율이 저조할 경우 상당 기간 일대 집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제일공인중개사무소의 문형은 공인중개사는 "더샵퍼스트월드는 고급 단지로 꾸며져 2005년 분양 당시 3.3㎡ 당 분양가가 1200만~1300만원으로 일대에서 가장 높았다"며 "입주 예정자들이 만약 대출이자부담으로 입주를 포기하고 투매하면 송도 일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일부 지역 거품 우려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인천 지역 집값에 그동안 거품이 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체로 부인했다.

남동구 만수3동 천사공인중개사무소의 안수원 공인중개사는 "인천은 그동안 저평가돼 온 데다 경제자유구역과 도심재생사업,아시안게임 등 호재가 많다"며 "전반적으로 거품이 끼어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최고 190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열기가 높았던 송도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다소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피스텔 인기에는 수요측면의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함께 제기됐다. 문형은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 경쟁률이 높았던 것은 갈 곳 없던 유동성 자금이 분양권 전매를 노려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며 "과거 앞서 분양됐던 오피스텔처럼 프리미엄이 분양 당시 대비 40~50% 정도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구 석남동 하나공인중개사무소의 고덕조 공인중개사는 "계양구 작전동 도심재생사업지의 지분값이 현재 3.3㎡당 2000만원 안팎"이라며 "가격이 급등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심될 정도"라고 말했다.

송도(인천)=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