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4일부터 은행 中企대출 현장 점검

금융감독 당국이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 관련 긴급 현장점검에 나선다. 이는 지난 하반기부터 은행들이 중기 대출을 급격히 줄이면서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4일부터 7일까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기업 외환은행 등 9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출 현황과 관련,현장 점검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최근 중기대출 증감 현황을 살피고 중기 대출 축소 원인 등에 대해 검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특히 최근 중기대출을 급격히 줄인 신한 하나은행 등에 대해 많은 검사인력을 투입,집중적인 점검을 하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을 독촉하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잘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중기 대출이 안 되면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이는 다시 은행들의 연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장 점검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1일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시작으로 30일 '키코 등 거래기업에 대한 유동성지원 방안',이달 3일 '경제종합금융대책'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 유동성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매달 5조~10조원대씩 늘어나던 중기 대출을 8월 2조6000억원,9월 2조9000억원으로 줄인 상태다. 지난달엔 금융당국 등이 독려에 나서며 4조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은행권 여신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중기대출과 유동성 지원 현황을 점검하고 분발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은행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 관련 양해각서(MOU)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 만기 등을 연장하고 대출금리도 낮출 방침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