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뒤늦은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투자의견은 그대로 둔 채 목표주가만 낮추는 사례가 많아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날 11개의 종목 분석보고서 중 삼성화재와 신한지주를 제외한 9개 종목의 목표주가를 낮춰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소호 부문의 여신 구조조정으로 당분간 대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는 3만7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T에 대해서도 매출감소와 최고경영자 검찰 조사를 이유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동시에 낮췄고, LG상사도 저평가 메리트와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충돌하고 있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3만4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 증권사는 LIG손해보험의 경우 일회성 비용증가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며 매수의견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2만5000원으로 9.1% 낮춰 잡았다.

아울러 자화전자에 대해서는 3분기 실적이 부진하다며 매수의견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8500원으로,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토넷 합병으로 주당순이익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9만9000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또 한국타이어에 대해 투자의견 '시장수익률'을 유지하되 외화관련 손실이 예측범위를 초과했다며 1만4300원으로 13.3% 하향 조정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시장 리스크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목표주가가 3만7200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5.6% 낮아졌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날 LG상사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도 신한지주와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내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급등장을 틈타 벌어질 대로 벌어진 목표주가 괴리율을 낮춰 보려는 심산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투자의견은 바꾸지 않고 목표주가만 낮출 경우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