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체에너지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피해가 우려되는 자동차 관련주들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4일 오전 10시 57분 현재 풍력발전 관련주인 용현BM은 전날보다 1550원(13.96%) 오른 1만2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포함해 4일째 급등세다. 동국산업, 유니슨, 현진소재, 평산 등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태양광 관련주인 소디프신소재, 동양제철화학, 주성엔지니어링 등과 하이브리드 테마주인 삼화전자, 삼화전기, 삼화콘덴 서, 크로바하이텍, 뉴인텍 등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대체에너지 관련주들의 강세는 오바마가 향후 10년간 하이브리드와 재생에너지 바이오연료 개발에 1500억 달러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반면 오바마가 당선되면 한미FTA의 개정을 요구, 자동차 부문의 피해가 우려되면서 현대차기아차가 4% 이상 급락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3일 연속 급락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미FTA의 전면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준 문제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노조에 기반을 둔 오바마 후보의 경우 자동차산업에서 한·미간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오바마 후보가 한미 FTA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UAW(미국 자동차 노조)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시건, 오하이오주 등에서의 득표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며 "오바마가 당선되더라도 신정부가 강도 높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기에는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성문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중국경제가 크게 성장한 상황에서 지나친 보호무역은 세계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현 정부가 지난 여름 촛불시위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발효를 위해 쇠고기 시장을 다시 개방한 점도 고려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더욱이 한미 FTA가 무산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산 자동차가 경쟁국과 마찬가지로 2.5%의 관세를 계속 부담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국증권은 분석했다.

기아차가 09년말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알라바마 공장에서 05년 4월부터 이미 연간 30만대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