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책 한 권 분량의 와인 리스트를 받고 당황한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하지만 와인을 취급하는 웬만한 레스토랑에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소믈리에들이 있다. 신라호텔의 김일영 소믈리에로부터 소믈리에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들어봤다.

먼저 소믈리에를 친구로 생각해야 한다. 레스토랑에 온 손님 중 소믈리에를 찾는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소믈리에를 친구로 생각하기보다는 어려운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소믈리에는 언제든 와인에 대해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으니,적극적으로 이들을 찾아 활용해야 한다.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받고자 할 때는 내가 원하는 맛,가격대 등 구체적인 사항을 꼭 알려야 한다. 주문한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거나 자신 혹은 함께 레스토랑을 방문한 이의 와인 취향을 말하면 된다. 달콤한 게 좋다든지,너무 강한 레드는 피하고 싶다든지 하는 식으로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또 한 가지는 가격대를 말하는 것인데 이때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와인 가격대를 솔직하게 말한다.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을 찾는다고 해서 고객을 무시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소믈리에가 아니다. 적당한 걸로 달라고 하는 것은 소믈리에를 당황하게 할 수 있다. 각자의 취향은 와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에 소믈리에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와인을 마시게 될 수 있다.

소믈리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믈리에 역시 고객과의 이런 저런 문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와인의 맛을 알아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 구경하기 힘든 좋은 와인을 접하거나 주문한 와인의 맛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싶다면 소믈리에에게 한잔 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