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ㆍ음료] 한잔, 나만의 작은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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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일땐 넉넉해서 한잔…불황일땐 위로삼아 한잔
겨울성수기 앞두고 주류업계 마케팅 시동
'불황의 시름,한잔 술로 잊는다. ' 주류업계 마케터들 사이에 회자되는 농담이 있다. '경기가 어떻게 되든 사람들은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호황일 때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서 한잔 하고,반대로 불황일 때는 마음 놓고 돈을 못 쓰는 데 대한 보상심리로 '나만의 작은 위안'을 찾기 위해 역시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올해 국내 술 판매는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소주는 전년 동기 대비 5.1%,맥주는 5.3%,위스키는 4.4% 각각 증가했다. 특히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9월에는 소주 7.9%,맥주는 6.9%나 늘었다.
주류업계가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수록 더욱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최대 술 성수기인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각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통해 대목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소주업계는 선두주자인 진로가 신제품 'J'를 내놓으면서 한층 불이 붙고 있다. 진로는 'J'의 주 타깃인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강남역,신촌 등에서 광고 보드판을 매고 이동하는 '룩보드(look-board)' 행사나 물티슈 등 판촉물 나눠주기,퍼포먼스 등을 다채롭게 펼치고 있다.
두산주류는 이에 맞서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도우미들이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을 돌며 명함을 받은 직장인들에게 다음 날 직장으로 종합선물세트를 전달하는 '추억의 종합선물세트 게릴라 이벤트'가 그것.선물 포장지에는 '처음처럼' 모델 이효리와 한기선 두산주류 사장이 전하는 '처음처럼 힘내세요!'라는 희망 문구가 적혀 있다.
위스키 업체들도 각종 모임이 몰려 있는 연말을 앞두고 성수기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주력 제품인 '윈저'에 부착한 첨단 위조방지 장치 '체커'의 홍보를 한층 강화할 태세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옛 진로발렌타인스)는 새로운 홈페이지(www.pernod-ricard-korea.com) 개설 기념으로 퀴즈를 맞힌 사람들 중 300명을 뽑아 와인을 증정하고 있다. '스카치블루'를 판매 중인 롯데칠성도 소비자들에게 알찬 위스키 상식 등을 제공하는 주류 홈페이지(liquor.lottechilsung.co.kr)를 최근 개설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돌발 퀴즈 등도 실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인 하이스코트는 스카치위스키 '킹덤'의 '2008 국제주류품평회(IWSC)' 은메달 수상 기념으로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골프 세트 등을 내건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가을·겨울 시즌은 주류와 함께 숙취해소 음료 시장에도 성수기다. 송년회 등 연말 음주 모임이 늘어나는 11~12월 숙취해소 음료 매출은 평소에 비해 50% 이상 급증한다. 따라서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접대 회식 등 비즈니스 목적의 술자리에서 숙취해소 음료가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숙취해소 음료 시장 규모는 2005년 600억원에서 올해는 약 1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CJ제일제당의 '컨디션',그래미의 '여명808',동아제약의 '모닝케어'가 주도하는 이 시장에 한국야쿠르트의 한방숙취 해소 음료인 '닥터제로'와 롯데제과 건강식품 브랜드 헬스원에서 내놓은 '숙취해소껌'이 가세하면서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가을철은 차 음료와 우유도 호조를 보이는 때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혼합차의 경우 남양유업의 '몸이 가벼워지는 17차'가 국내 시장을 개척한 이래 1000억원대의 규모로 팽창했다. 우유시장 선두업체인 서울우유는 지난 10년간 원유 품질 개선에 4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원유(原乳) 품질을 낙농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