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강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44)는 4일 기자와 만나 "올 연말까지 중동 유럽 미국의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1조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유망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난 완화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운용자산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이다.

그는 "이미 중동 지역 기관들이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한 상태여서 펀드를 결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내년부터 국내 중소·벤처기업에 40%,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법인 인수 및 해외공장 설립에 30%,한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기업에 30%를 투자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여기에다 내년에 추가로 만들 2개 펀드와 현재 운용 중인 3개 펀드(1조3000억원)를 합치면 내년 말 총 3조원대의 펀드를 운용하는 아시아권 제일의 사모펀드 업체로 발돋움할 전망"이라며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를 때 제품의 기술력 및 시장성과 함께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나 인품을 중시한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운용 펀드의 65%를 해외에서 유치했을 정도로 국내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투자기관으로 손꼽힌다. 자금운용을 맡긴 67개 기관 중 22곳이 중동 유럽 미국 등 해외에 있다. 미국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등에 지사도 냈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은 이 회사가 해외자금을 유치하며 글로벌 투자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임 대표의 역할이 컸다. 임 대표는 인도 네루대를 졸업하고 미국 와튼스쿨 MBA를 마친 뒤 2001년부터 미 실리콘밸리 지사장으로 이 회사에 몸을 담았다.

임 대표는 "올 들어 9월 말까지의 투자수익률이 약 110%에 이른다"며 "그동안 전체 투자기업 283곳 중 153곳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CEO가 된 이후에도 매월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는 임 대표는 "2010년까지 5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