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전문가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이 펀드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부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부사장은 4일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1호'의 지난 3개월간 운용보고서 인사말에서 "낮은 수익률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이례적으로 사과했다.

이 펀드는 한국전력 KT 코리안리 현대차2우B 등 자산가치가 높으면서도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와 조선내화 아이다스 등 중소형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의 안부를 여쭙는 것조차 송구스러울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통화옵션 계약인 키코 관련주를 보유하고 있어 더 손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키코 관련 종목은 10개로,투자 비중은 지난달 23일 기준 6.11%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36.25%로 부진해 코스피200지수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을 섞어 만든 벤치마크(-35.19%)보다 더 떨어졌다. 현재 순자산은 8300억원 정도다.

이 부사장은 "키코 계약이 없었다면 투자한 기업들이 더 좋은 실적을 올렸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현재 보유 중인 키코 관련 주식은 대부분 태산LCD처럼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은 키코 손실에도 대부분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재무구조가 튼튼한 회사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시장 환경이 변했다고 투자원칙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