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예견한 탈레브 교수, 하락장서 베팅 65~115% 수익

"10월의 증시 악몽 속에 '검은 백조'는 웃으며 날아올랐다. "

지난해 '검은 백조론'을 내세우며 세계 금융위기 발생을 예견했던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 뉴욕대 수리경제학 교수가 지난달 하락장 베팅으로 엄청난 고수익을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탈레브 교수가 지난해 펴낸 '검은 백조'는 국내에도 지난달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18세기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백조는 하얗다'는 통념이 무너졌듯이,과거경험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세계시장을 충격에 빠뜨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탈레브가 자문을 맡은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가 20억달러 규모로 운용 중인 '검은백조 펀드(Black Swan Fund)'가 10월 65~115%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4.1%,16.9% 급락했다.

유니버사는 S&P500지수가 1200선이었던 9월 지수가 850까지 떨어지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주당 90센트에 사들였다. 10월 들어 S&P지수가 840선까지 폭락하자 풋옵션 가치는 주당 60달러까지 치솟았고,유니버사 펀드들은 매입했던 풋옵션 대부분을 팔아 엄청난 차익을 거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