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수석은 훌륭한 제자" 덕담도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4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금융·경제위기 해법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이날 접견에는 이 대통령의 경제특보인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박병원 경제수석,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펠드스타인 교수를 만나자 "교수님이 온다고 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물어 보려 벼르고 있었다"고 말해 펠드스타인 교수를 비롯한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세계 및 아시아지역의 경제 전망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 관련 주요 의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금융체제 개혁 방안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한 뒤 답변을 청취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금융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펠드스타인 교수의 지속적 관심과 조언을 당부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한국은 어려울 때 산업을 재편하는 데 아주 발빠르게 대응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노력과 함께 중국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수입을 줄일 경우에 대비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산업 지형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 경제가 지금 어렵더라도 다시 활성화되고 도약할 것"이라면서 "수출이 줄어들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접견에서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펠드스타인 교수의 인연도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박재완 수석이 제자라고 하던데… 시원찮은 제자가 아니었나"라며 농담을 건네자 펠드스타인 교수는 "훌륭했었다"고 화답했다. 배석했던 박 수석은 웃으며 "A학점만 받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오전엔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달러화 가치는 조만간 약세로 돌아서고 유가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달러 강세는 금융위기에 놀란 글로벌 뭉칫돈이 안전자산으로 급하게 회귀하는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관련 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진/황경남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