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모닝글로리 등이 고품질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능성 문구제품으로 국산보다 평균 30% 이상 싼 중국산 제품과 정면승부에 나서고 있다. 기능성 문구란 기존 제품에 소비자의 연령이나 직업에 필요한 기능을 더한 '맞춤형' 아이디어 제품 또는 새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뒤 단점을 보완,소비자의 편의를 높인 제품을 말한다. 현재 국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인 소규모 문구제조업체 중 약 20%는 저가 중국산과 고가의 수입문구 틈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채 폐업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노트 전문업체 모닝글로리(대표 허상일)는 30여종의 학습용 노트와 플래너 등을 개발,올 들어 7억원의 신규 매출 실적을 올렸다. 주 소비층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존 노트를 '진화'시킨다는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

모닝글로리는 2004년부터 범람하는 중국산 노트로 적자에 들어가자 학생들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학생들에게 필요한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2006년 11월 수학문제 풀이를 한 칸에 적을 수 있게 만든 수학전용 노트를 비롯한 과목전용 노트 8종을 개발했다. 가격이 1500~2000원 사이로 기존제품(800~1500원)보다 최고 2배가량 비쌌지만 출시 첫해에만 26만개를 팔았다. 올해까지 30종을 추가해 지난해에는 2006년보다 340%,올해는 전년 대비 170% 이상 판매가 늘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분기부터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특히 영단어와 뜻풀이 부분을 별도로 가릴 수 있게 개발한 '친절한 단어장'은 매달 1만개씩 팔리고 있고,회사가 최근 교육전문기업 에듀플렉스에듀케이션과 제휴해 만든 학습플래너 '셀프리더'는 지난달 출시 직후 5000권 전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필기구 전문업체 모나미(대표 송하경)는 올해 초 기존제품보다 40%이상 비싼 생잉크 보드마커 시리즈(개당 1000원)를 내놓은 뒤 지금까지 15억원어치를 판매했다. 회사는 2000년 이후 중국산이 저가 문구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자 가격 경쟁을 포기하고 비싼 가격에도 선뜻 구매할 수 있는 고급 문구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말 세계 최초의 생잉크 보드마커 '시그마플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알코올을 용제로 쓴 유성 잉크가 아니라 펜글씨를 쓸 때 필요한 생잉크를 보드마커에 사용한 것이 핵심기술.이 제품은 몸체에 투명한 아크릴판이 붙어 있어 잉크의 잔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다 마지막까지 일정한 농도의 잉크가 나올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3배 이상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회사는 올 들어 시그마플로를 300만개 팔았고 중국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및 미국 특허를 받은 데 이어 일본 유럽 등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토종 기능성 제품이 다소 비싸더라도 팔리는 추세"라며 "가격보다는 기능으로 승부하는 기능성 문구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