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낮아진 종목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에서도 현금성 자산이 많고 이익 안정성이 뛰어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0위 내 기업들 중 KT(0.99배)와 포스코(0.98배)를 포함해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의 PBR가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컨센서스가 있는 85개 종목들 중 내년 예상PBR가 2001년 이후 평균치보다 낮은 종목도 67개로 전체의 80%에 달했다.

우량 대형주들조차 주가가 해당 기업이 보유한 총 자산가치(청산가치)보다 못한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단순히 PBR가 1배 미만이라는 이유로 투자 대상을 선별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준환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청산돼도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가보다 낮다면 무용지물"이라면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먼저 PBR가 낮더라도 자산 대비 매출채권이나 미수금의 비중이 높은 종목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건설주의 경우 채권회수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우발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는 일부 은행이나 증권주 등도 유의할 대상으로 꼽혔다.

그는 "이번 국면에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기업들의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높은 전기초자 삼영전자 삼양제넥스 신도리코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또 "지난 10년간 한번도 적자를 보지 않았던 롯데제과고려아연 포스코 등 이익 안정성이 뛰어난 자산주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