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외식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토종 브랜드 미스터피자는 '나홀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1990년 출범한 미스터피자는 올 들어 매장 수에서 피자헛을 제쳤고 매출도 연 평균 20% 이상 급증세이며 신규 사업과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다른 외식업체들이 매장 수 축소 등 구조조정에 분주한데 유독 미스터피자만 확장 일변도로 나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토종 브랜드가 오히려 경쟁력

미스터피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작년보다 21% 증가한 3900억원,매장 수는 30개 늘어난 350개다. 뷔페레스토랑 '제시카키친',수제머핀 전문점 '마노핀&카페' 등 신규 사업에 나섰고,피자 프랜차이즈로 지난해 중국에 이어 내년 초 베트남에 진출한다. 또 지난해 피자의 본고장 미국 LA에 1호 직영점을 냈다. 4일 만나본 황문구 미스터피자 대표(59)는 "불황일수록 잘하는 회사가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다"며 불황에 공격적으로 나가는 역발상 경영을 강조했다.

해외 외식 브랜드의 틈바구니에서 미스터피자는 거꾸로 토종 브랜드임을 강점으로 꼽는다. 황 대표는 "토종이라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게 경쟁력"이라며 "경쟁업체들이 매출액의 3~8%를 로열티로 지불하지만 우리는 이런 비용을 고스란히 품질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산 고급 밀가루,이탈리아 유기농 토마토,24시간 저온숙성 도우 등 고급 식자재를 사용해 원가가 높아도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이 찾는 이유란 것.또 해외 브랜드들이 매장 임대료,인건비 등이 치솟아 고전하는 반면 미스터피자는 프랜차이즈와 직영점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킨 것도 차이점이다.

◆올 매출 21% 늘어

미스터피자는 해마다 20~30개의 매장을 늘리면서 올해 결국 국내 1위였던 피자헛을 앞질렀다. 황 대표는 "원래 2010년까지 1위 자리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내년이면 매출에서도 피자헛을 누르고 1위 피자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수제머핀 전문점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황 대표는 "일본만 해도 수제머핀이 도넛에 대적할 만큼 인기"라며 "우선 5~10개 직영점을 내고 3년 내 프랜차이즈 형태로 10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불황이라고 재고 처리에 주력하거나 '싸게 더 팔자'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당장은 이득이겠지만 할인 이미지가 강해지면 브랜드 가치를 원상복구하기 힘들다"며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외식 브랜드로 키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02년 미스터피자에 합류한 황 대표는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옛 아남반도체) 전무로 24년간 인사관리만 담당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