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포스트 람사르'의 과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번 람사르 총회를 통해 한국과 경남도의 환경정책은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총회의 소중한 가치를 영원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람사르 협약 당사국총회가 4일 막을 내렸다. 이번 람사르총회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습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케 하고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대외적으로도 한국정부와 사회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논 습지 결의안'채택으로 논의 생태적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인식 도약'의 계기를 세계 환경운동가들에게 제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해외 참석자들에게 환경보존을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들은 "람사르 등록 습지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며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람사르 총회는 환경문제를 둘러싼 '개발 대 보존'이라는 극단적인 의견대립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 계기도 됐다. 경남지역 일부 환경단체들은 조선소 건립 등으로 인한 경남지역 해안매립 개발사업에 반대해 고향에서 열리는 국제 환경행사에 불참했다. 대통령 개막축사에 대해서도 "또 하나의 청계천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기쳤다"는 폄훼도 잇따랐다. 방한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고위 관계자들에겐 새만금 사업에 대한 평가나 그린벨트 개발,대운하 건설 등을 놓고 개발반대 '명분'에 집착한 공격적 질문을 쏟아냈다. 반면 총회장 밖에선 집값 상승과 공장유치를 위해 "습지를 다 메워버리자"는 개발지상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총회에 방한한 줄리아 르페브르 IUCN사무총장은 "습지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며 보존 지상주의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선진국 환경주의자의 '여유로운' 답변을 들으면서 개발과 보존 간 조화를 슬기롭게 이뤄내는 게 람사르 총회가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람사르 협약 당사국총회가 4일 막을 내렸다. 이번 람사르총회가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습지'의 가치를 다시 생각케 하고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대외적으로도 한국정부와 사회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논 습지 결의안'채택으로 논의 생태적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인식 도약'의 계기를 세계 환경운동가들에게 제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해외 참석자들에게 환경보존을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들은 "람사르 등록 습지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겠다"며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람사르 총회는 환경문제를 둘러싼 '개발 대 보존'이라는 극단적인 의견대립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 계기도 됐다. 경남지역 일부 환경단체들은 조선소 건립 등으로 인한 경남지역 해안매립 개발사업에 반대해 고향에서 열리는 국제 환경행사에 불참했다. 대통령 개막축사에 대해서도 "또 하나의 청계천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기쳤다"는 폄훼도 잇따랐다. 방한한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고위 관계자들에겐 새만금 사업에 대한 평가나 그린벨트 개발,대운하 건설 등을 놓고 개발반대 '명분'에 집착한 공격적 질문을 쏟아냈다. 반면 총회장 밖에선 집값 상승과 공장유치를 위해 "습지를 다 메워버리자"는 개발지상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총회에 방한한 줄리아 르페브르 IUCN사무총장은 "습지보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며 보존 지상주의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선진국 환경주의자의 '여유로운' 답변을 들으면서 개발과 보존 간 조화를 슬기롭게 이뤄내는 게 람사르 총회가 우리에게 던져준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