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계>와 함께 1950∼60년대 지성인들의 애독지였던 월간 <기독교사상>이 다음 달(12월호)로 지령 600호를 기록한다.

1957년 8월 창간호(사진)를 낸 <기독교사상>은 진보적 지성들의 소통 공간이면서 교회와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개신교계 초교파 잡지.개신교계 원로인 박형규 목사가 초대 편집주간을 지냈고 한완상 전 부총리도 1976년 서울대 교수에서 해직된 후 한동안 주간을 맡았다. '전환시대의 논리'의 저자인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는 일반매체에 쓰지 못한 글을 이 잡지를 통해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기독교사상> 발행인인 정지강 목사(59·대한기독교서회 사장)는 "진보적 기독교 인사들이 편집 및 필진의 주축이었던 까닭에 독재정권의 핍박도 만만찮았다"고 설명했다. 5·16군사혁명 때에는 '혁명반대론'을 수정하라는 협박을 받았고,1975년에는 반유신적 성격 때문에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 조치를 당했다.

<기독교사상>은 또 격동의 현대사에서 기독교의 세속화와 비종교화,민중신학·여성신학·해방신학·생태신학 등 새로운 해외 신학 동향을 과감히 다뤄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대표적 목회자들의 설교 비평을 3년 동안 연재해 주목받았다.

<기독교사상>은 지령 600호 발행을 기념해 오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 웨슬리 채플에서 '불안과 위기의 시대와 하나님에 대한 물음'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