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하려면 입학전형을 수시와 정시중 하나로 통합하고 입학사정관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외부전문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입학사정관제도는 지원자의 적성과 인성, 성장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서울대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입학관리본부 컨설팅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신입생 선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도리스 데이비스 코넬대 입학처장에게 입학 관련 업무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었다.

코넬대의 진단에 따르면 서울대 입학생 선발제도는 지나치게 복잡해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극적으로 외국인 학생 유치에 힘쓰지 않아 국제화에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스 처장은 "서로 전혀 다른 수시,정시 모집의 절차와 선발과정에서 일관성이 떨어진다"며 "두 전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학생 수준이나 등록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전형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교에서의 성취도를 1단계 선발 기준 및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하고 △지역균형선발전형과 농어촌학생특별전형 등 취지가 비슷한 전형을 통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이비스 처장은 또 "서울대가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자부심과 학생 모집을 위한 재정 지원 및 담당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우수학생 모집 활동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입학사정관 제도와 관련해서는 "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야 하는지,이 제도가 한국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새 시스템을 적극 홍보하고 입학사정 절차를 수치적 평가 공식보다 '합격 가능 범위'라는 용어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번 컨설팅 결과는 그동안 서울대가 느꼈던 문제점들을 외부에서 다시 한번 확인받은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입학사정관제 도입 확대 등 그동안 생각해왔던 장기 발전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입시에 예민한 한국 상황을 감안하면 입학사정관제도의 전면적인 도입이 쉽지 않지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