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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유언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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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은 무섭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지만 소문이란 일단 돌면 가라앉히기 어렵다. 게다가 이리저리 퍼져나가는 동안 부풀려지고 각색된다. 아침 나절 '누가 오늘 결근했다'로 시작된 게 점심엔 '누가 다쳤다더라',퇴근 무렵엔 '누구랑 싸우다 어디가 부러졌다더라'로 번지는 식이다.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하거나 해당 부서에 물어보면 될 텐데 그러지 않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어'로 밀고간다. 사실무근으로 판명된 뒤에도 일부엔 최종 시나리오대로 떠도는 수도 흔하다. '누구랑 이런저런 일로 싸우다 어디어디가 부러진 채 입원했었다더라'가 그것이다.

    그런 소문이 돌았다는 걸 본인이 알게 됐을 즈음엔 이미 불특정 다수에게 잘못된 이미지로 각인돼버린 수도 많다. 해명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큰 손해를 본 것이지만 딱히 수습하거나 해결하기 힘들다. 뒤늦게 밝혀봤자 달라지는 건 별로 없고 자칫 사그라들었던 헛소문이 다시 번지는 엉뚱한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비롯한 인기인들이 루머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개인이 이러니 기업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근거 없는 유언비어도 생겨났다 하면 해당 기업은 치명상을 입기 쉽다. 부인하면 할수록 의혹을 더하고 가만히 있으면 긍정으로 여겨 주식을 팔고 채권을 회수하려 드는 까닭이다.

    황당무계한 소문이 멀쩡한 기업을 궁지로 몰다 못해 망하게 하는 요인이다. 정권 교체에 경제 위기가 겹쳐서인지 기업을 둘러싼 각종 유언비어와 매터도가 기승을 부린다. 자고 나면 특정 기업의 자금난과 부도설,검찰 수사설이 그럴 듯한 각본과 함께 흘러나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결국 검찰이 칼을 뺐다. 유언비어를 유포해 특정 기업은 물론 국가 신인도를 저하시키고 경제위기를 조장하는 일을 근절시키겠다는 것이다. 사설 정보지나 인터넷의 '아니면 말고'식 유언비어가 줄어들지 않는 건 단속은 잠깐이요,수요는 계속되는 탓이 클 것이다. 엄포만 놓지 말고 차제에 뿌리를 뽑을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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