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절감과의 전쟁] SK‥에너지 절약없이 생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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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폐열 재활용, 원자재는 통합구매, 용품 절약 생활화
"원가절감이야말로 기업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없이는 회사의 생존도 담보할 수 없다. "
최태원 SK회장이 틈날 때마다 각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주문이다. 전 세계 금융·산업계의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증대가 필수조건이라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전세계 실물경기 위축이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SK그룹은 계열사별로 다양한 원가절감 방안 마련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열사별로 원가절감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것은 물론 생산공장 현장에서는 제품 원가 구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비용절감에 주력
SK그룹의 대표적인 원가절감 사례는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의 울산 콤플렉스에서 찾을 수 있다. 하루 84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울산콤플렉스는 50여개의 단위공장을 가진 대규모 산업단지로 지난해 소비한 에너지 사용량은 총 224만㎿h로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만큼 에너지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폭도 클 수밖에 없다.
SK에너지는 50여개 단위공장의 공정효율 개선을 위해 지난 10년간 200억원을 투자,공정운전 현황 및 공정 최적화 프로그램 등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13개의 전산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필요한 스팀과 폐열을 재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해 연간 3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SK에너지 울산공장 관계자는 "생산공정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절감은 물론 실내 조명등 격등 운영 등 사소한 부분이지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실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구매로 원자재 구입단가 낮춰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현재의 실물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SK건설은 원자재 구입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 SK건설은 여러 공사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한꺼번에 모아 구매하는 통합구매를 통해 원자재 구입비용을 낮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재를 통합 구매하게 되면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데다 현장별 자재량 흐름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지난 9월부터 작은 부분부터 절약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생각보다 실천 먼저'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비용절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캠페인은 A4 용지 절약,쇼핑백 및 각종 봉투류 절감,퀵서비스 이용 자제,화장실 타올 절감 등 일상적인 업무환경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약 운동으로 구성돼 있다. SK C&C는 이 캠페인 실시로 이면지 재활용이 늘면서 연간 50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페인 실시 두 달 만에 쇼핑백과 봉투류의 사용도 전보다 20%가량 줄었고 퀵서비스 이용도 20% 감소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