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8] '가족친화 경영'‥직원이 만족하면 고객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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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높이는 '가족친화 경영'
'직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직장을 내집처럼 만드는 것이다. '
가족 친화형 기업 경영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직원 만족도 향상으로 생산성 및 대고객 서비스의 질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6일 '가족친화 문화,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 주제발표한 돈나 펜더가스트 호주 퀸즐랜드대 사회행동과학과 교수는 "가족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직원 만족도가 특히 높다는 사실이 통계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친화 경영=생산성 향상'
펜더가스트 교수는 호주의 세인트조지 은행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은행은 재택근무제를 활성화하고 직원 부모에게까지 일자리를 알선해주었다. 이로 인해 직원 만족도가 2002년 48%에서 2006년 73%로 껑충 뛰었다. 이직률은 같은 기간 18%에서 15%로 낮아졌다. 그는 "개인마다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떤 지원을 해주는 게 가장 좋은지 먼저 물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기령 헤이그룹 서울사무소 대표는 "직장 내 성차별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기업 브랜드와 직원 만족도 향상,우수 인재 유인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주인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족 친화 경영은 대기업만 도입할 수 있는 사치스러운 제도가 아니라 기업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족 친화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날 성공사례를 소개한 교보생명의 황주현 업무지원담당 부사장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들도 육아휴직을 쓰고 있으며,복귀시 직전 보직이나 희망 보직으로 배정한다"며 "가족 친화 경영을 위해선 최고경영자와 현장 조직장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사진 공모전 △가족 포토존 운영 △'가족의 재발견' 책 발간 등 구체적인 실천사례도 소개했다. 최정근 바이엘코리아 HR담당 상무는 "모든 비즈니스 진행 과정에서 직원들의 이해관계를 반드시 고려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하정 보건복지가족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국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면서 가족 친화 기업을 장려하는 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난 6월부터 육아휴직 대상을 1세 미만에서 3세 미만 자녀로 확대 실시한대 이어 현재 저소득층으로 제한하고 있는 무상보육 지원대상을 내년까지 소득하위 50% 가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행 갭' 줄이는 게 관건
가족 친화 경영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만,관리 및 복지후생 비용의 증가로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게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미국 보스턴칼리지의 일과 가정 연구소에 따르면 가족 친화적인 경영이 사회적인 이슈였던 1990년대에 비해 2000년대 초에 이를 실행하는 미국 기업 수가 더욱 감소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현상을 '실행 갭(Implementation Gap)'이라고 규정하고,이를 줄이기 위한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HP의 경우 재택근무 제도를 활용하는 직원의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다. 이 중에는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모든 업무를 집에서 처리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메리 엘렌 파커 HP 인사담당자는 "제도 도입 초기엔 재택근무에 대한 관리상 우려로 논란이 일었다"며 "근무 성과가 회사의 기대치에 미쳐야 한다는 점을 직원들이 잘 이해하면서 정착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텔은 '부모의 재통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출산ㆍ육아를 위해 떠나는 직원들을 붙잡았다. 이 프로그램은 서류 제출이나 승인 과정 없이 상사와의 면담만으로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다나 반데코에버링 인텔 인사담당자는 "오용을 막기 위해 휴직 직원들을 2류 직원으로 분류할 수 없도록 제도화했다"며 "휴직 직원들을 언제라도 인재 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도 효과를 높인 요인"이라고 전했다.
조재길/이상은 기자/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학년)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