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섬 북부 동말레이시아 관광의 거점 도시다.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산이 중심을 잡고 있는 곳으로,산행을 즐기면서 색다른 자연 체험을 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그림 같은 해변 품고 있는 고급 리조트에서의 낭만을 꿈꾸는 신혼여행객들의 발길도 부쩍 늘고 있다.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의 천국

코타키나발루 시내 관광의 출발점은 새하얀 모래로 지은 듯한 '사바 주립 모스크'.사바주에 있는 모스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황금색 코끼리 눈이 조각된 거대한 돔과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첨탑 등에서 이슬람의 전통미를 느껴볼 수 있다. 한번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모스크는 저녁에 반짝이는 불빛과 어울려 더욱 아름답다.

사바주의 민속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바 주립 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롱하우스'라 불리는 이 지방 특유의 민가 양식으로 지어진 박물관에는 전통 수공예품과 민속 악기,전통의상,희귀 동식물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 인공 호수와 카페도 있어 차 한 잔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야트막한 시그널 힐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언덕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코타키나발루 시내 전경과 시원스레 펼쳐진 남중국해 풍경이 한눈에 잡힌다. 해넘이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재래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일요일이라면 선데이 마켓에 꼭 들러야 한다. 선데이 마켓은 시내 중심부인 가야거리를 따라 300여 개의 상점이 늘어서 있는 노천 재래시장이다. 소라껍질 등을 이용해 만든 액세서리에서부터 사바주의 명물인 진주 목걸이,팔찌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고를 수 있다. 여러 가지 색깔의 길거리 음료와 사탕수수 즙은 갈증을 풀어준다. 싼 가격에 액세서리를 사고 싶다면 핸디크래프트 마켓을 찾아가자.각종 수공예품과 의류에서 보석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손으로 깎아 만든 목각인형,진주,호안석,인조 다이아몬드 등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때 묻지 않은 원시자연의 보고

코타키나발루의 자연을 대표하는 것은 키나발루 국립공원이다. 동남아시아 최고봉(해발 4101m)인 키나발루산을 주축으로 한 국립공원으로,2000년 구눙물루 국립공원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다.

공원은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생태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 세계 동식물종의 30%가량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본격적인 산행은 물론 가벼운 트레킹의 메카로도 위상을 뽐내고 있다. 키나발루산은 산록의 정글지대에서부터 중턱의 숲을 정상 부근까지 하루 일정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산정에서의 해맞이를 위해서는 1박 코스를 택해야 한다.

온천도 가능하다. 공원 입구에서 차로 40여 분 정도 달리면 포링 유황온천이 기다린다. 밀림 한가운데서 하는 야외온천의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별 탕을 마련해 두었다. 온천 옆의 캐노피 정글워킹 코스도 눈에 띈다. 정글 위 25m 높이에 와이어와 나무판을 엮어 만든 출렁다리를 걸으며 숲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즐거운 해양레포츠

코타키나발루의 바다는 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즐긴다. 이 해양공원은 코타키나발루 앞바다 3∼8㎞에 걸쳐 흩어져 있는 가야섬,마누칸섬,사피섬,마무틱섬,술록섬 등 5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야섬이 제일 큰 섬이다. 26㎞의 해안선 곳곳에 자리한 백사장과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가 해양레포츠와 휴식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공원 내 섬에서는 유일하게 수상방갈로 형태의 리조트가 있다. 리조트 옆에 해양리서치센터도 있다.

두 번째로 큰 섬인 마누칸섬은 넓은 백사장이 인상적이다. 부메랑 모양인 섬의 해안선을 따라 그림 같은 해변이 이어져 있다. 둘만의 낭만을 속삭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사피섬은 아일랜드 호핑 투어의 명소.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바텀 보트를 타고 물밑 세상을 구경하며,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노니는 열대어를 구경하는 시워킹도 재미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