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4.8원(5.12%)이 폭등한 1330.8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 증시 급락 소식에 전날보다 34원이 급등한 1300원으로 출발했다. 종가기준으로 1300원대를 올라선 것은 6거래일만이다.

이후 원달러환율 130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하다가 역외 매수세가 유입되면 1310원대에서 오른 뒤 숨고르기 장세를 펼쳤다. 오전 11시30분을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 장중 133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89.28p 폭락한 1092.22을 기록, 11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28.89p가 급락하며 311.96으로 마감, 320선이 힘없이 붕괴댔다. 외국인이 이날 국내 증시에 2800억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환율시장 수급에 악영향을 끼쳤다.

앞서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후 첫날인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5%대 폭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486.01포인트(5.05%) 빠진 9139.27을 기록했다. S&P 500지수도 5.27% 떨어진 952.77로 장을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5.53% 하락해 1681.64를 기록했다. 역대 대선 다음날 중 최대 폭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경기부양책을 전개하리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악화된 경제지표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0월 서비스지수는 44.4로 19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10월 ADP 민간고용도 15만7000명이 줄어 2002년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밤사이 열린 뉴욕 역외선물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달러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직전일 종가인 1250원선보다 5원 이상 높은 1255/1260원에 호가를 출발했다. 환율은 이후 1249원선으로 되밀리기도 했으나 뉴욕증시 급락 여파에 128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최종호가는 전날보다 30원 이상 높은 1280/1287원선에 제시됐다. 스왑포인트 -7원을 감안하면 스팟기준으로는 1290원대 레벨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초 정부의 강도높은 시장안정대책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에도 불구, 실물 경기침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장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시장 심리가 불안한 만큼 당분간 호악재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연출하는 장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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