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올 3분기부터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 등 일부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에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회계기준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 손실로 회계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기업회계기준서 개정 공개초안을 마련，공포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지난 7월1일부터 투자 목적의 금융자산을 지분 보유 또는 만기 보유 목적으로 다시 분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기업들은 단기 매매 증권으로 분류된 주식이나 채권 등을 매도 가능 증권이나 만기 보유 증권으로 재분류 할 수 있게 돼 보유 자산의 시가평가 결과로 발생한 평가손익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하고 자본항목(기타 포괄손익누계액)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된다. 투자손실을 당기손실이 아닌 대차대조표상 자본 감소로만 기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만기가 있는 채권의 경우 만기 보유 증권(만기까지 보유할 의도가 있는 채무증권)으로도 재분류할 수 있게 된다. 만기 보유 증권으로 분류된 자산은 시가평가 결과를 당기손익이나 자본에 모두 반영하지 않고 주석에만 기재하면 된다.

회계기준원이 공개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내에 개정 내용을 확정하고 금융위가 이를 의결하면 개정안이 시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달 말쯤 시행될 예정이어서 3분기 보고서에는 반영하기 어렵지만 기말 보고서에서는 7월1일 이후 손실부터 바뀐 내용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특히 투자자산을 많이 가진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들의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