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닷새 상승분 하루만에 42%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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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실종·실물침체 우려 부각 89P 급락…시총 49조 날아가
한·미 간 통화 스와프(맞교환) 협정 체결 이후 반등세를 이어왔던 국내 증시에 급제동이 걸렸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국인이 28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자 이를 소화할 매수 주체가 없어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급락,49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일시에 사라졌다.
6일 코스피지수는 89.28포인트(7.56%) 내린 1092.22에 마감,1100선 밑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30일 이후 닷새 연속 반등폭(212포인트)의 42%를 하루 만에 까먹은 셈이다.
이날 주가는 조정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매수세가 없는 수급 공백 상태에서 외국인 매물이 나오자 아무런 저항 없이 하락폭이 갈수록 커졌다.
미국 '대선 이벤트'와 '오바마 효과'에 가려 있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다우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5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채 출발했다. 개장 20분도 채 안 돼 유가증권시장에는 올 들어 19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후 들어서는 미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AIG의 분식회계 문제가 느닷없이 불거져 미 정부의 구제금융 집행이 중단될 것이라는 루머가 퍼져 '제2의 금융위기'를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의 투매성 매도까지 가세해 코스피지수가 99포인트나 떨어지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금리 인하 및 미 대선과 같은 정책 이벤트가 끝나자 시장의 초점이 다시 글로벌 경기 침체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파트장은 "경기가 나쁜 것은 다들 알지만 미국 등의 관련 지표가 수십년 만의 최악의 수준으로 나오자 투자자들이 움츠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심각한 매수 공백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신권은 펀드 환매에 대비한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려 단순히 프로그램 매매를 하는 데 그치고 있고 연기금마저 지수가 1000 이상으로 오르자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다.
연기금은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후 엿새 동안은 오히려 281억원을 순매도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지수가 바닥에서 올라왔던 때는 연기금이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주가가 오른 지금은 연기금이 침묵하면서 장을 이끌 만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흐름도 신통찮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21일부터 8거래일간 3726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데 비해 순유입으로 돌아선 31일부터 3거래일간 772억원이 순유입되는 데 그쳤다.
저점에서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들도 단기에 30%가량 수익이 난 상황에서 1200선 안착에 실패하자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보자며 매물을 던지는 양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국내적으로 건설사 리스크와 은행 부실 우려감 등 해결된 게 없다"며 "2800억원 남짓한 외국인 매물에 지수가 89포인트나 빠진다는 건 경계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지난달과 같은 극단적인 '패닉'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옮겨져 있다. 오현석 파트장은 "1000선 이하는 극단적인 패닉의 산물이어서 지수는 1000~1200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선엽 연구위원도 "지난달처럼 외환위기 같은 대형 악재가 추가로 불거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전 저점(938)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한·미 간 통화 스와프(맞교환) 협정 체결 이후 반등세를 이어왔던 국내 증시에 급제동이 걸렸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국인이 28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자 이를 소화할 매수 주체가 없어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급락,49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일시에 사라졌다.
6일 코스피지수는 89.28포인트(7.56%) 내린 1092.22에 마감,1100선 밑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30일 이후 닷새 연속 반등폭(212포인트)의 42%를 하루 만에 까먹은 셈이다.
이날 주가는 조정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매수세가 없는 수급 공백 상태에서 외국인 매물이 나오자 아무런 저항 없이 하락폭이 갈수록 커졌다.
미국 '대선 이벤트'와 '오바마 효과'에 가려 있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다우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5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채 출발했다. 개장 20분도 채 안 돼 유가증권시장에는 올 들어 19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후 들어서는 미국 최대 생명보험사인 AIG의 분식회계 문제가 느닷없이 불거져 미 정부의 구제금융 집행이 중단될 것이라는 루머가 퍼져 '제2의 금융위기'를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의 투매성 매도까지 가세해 코스피지수가 99포인트나 떨어지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금리 인하 및 미 대선과 같은 정책 이벤트가 끝나자 시장의 초점이 다시 글로벌 경기 침체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파트장은 "경기가 나쁜 것은 다들 알지만 미국 등의 관련 지표가 수십년 만의 최악의 수준으로 나오자 투자자들이 움츠러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심각한 매수 공백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신권은 펀드 환매에 대비한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려 단순히 프로그램 매매를 하는 데 그치고 있고 연기금마저 지수가 1000 이상으로 오르자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다.
연기금은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이후 엿새 동안은 오히려 281억원을 순매도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지수가 바닥에서 올라왔던 때는 연기금이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주가가 오른 지금은 연기금이 침묵하면서 장을 이끌 만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흐름도 신통찮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21일부터 8거래일간 3726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데 비해 순유입으로 돌아선 31일부터 3거래일간 772억원이 순유입되는 데 그쳤다.
저점에서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들도 단기에 30%가량 수익이 난 상황에서 1200선 안착에 실패하자 일단 차익을 실현하고 보자며 매물을 던지는 양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국내적으로 건설사 리스크와 은행 부실 우려감 등 해결된 게 없다"며 "2800억원 남짓한 외국인 매물에 지수가 89포인트나 빠진다는 건 경계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지난달과 같은 극단적인 '패닉'으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옮겨져 있다. 오현석 파트장은 "1000선 이하는 극단적인 패닉의 산물이어서 지수는 1000~1200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선엽 연구위원도 "지난달처럼 외환위기 같은 대형 악재가 추가로 불거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전 저점(938)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