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엿새만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6일 오전 현재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 모두 4~5% 급락하며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미 증시도 하루만에 급락세로 반전하며 오바마 랠리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오바마의 당선이 이미 지수에 일정수준 반영된 반면 경기침체라는 현실이 우려로 작용하면서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수 반등이 상당 수준 진행되면서 단기 급등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도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수 추가 반등을 이끌 긍정적 재료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반등 지속의 걸림돌이다.

미국의 새 정권에 거는 기대와 경기침체 우려가 엇갈리면서 다시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재연할 조짐이다.

그러나 쌓였던 급등 피로감을 풀고 가면 랠리는 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선 기대감이 지수에 선반영되면서 당선 소식 발표 후 글로벌 증시는 차익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시선은 대선에서 경제지표와 미국의 펀더멘탈로 이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심 팀장은 "단기간 지수 반등 폭과 왝더독 현상에 따른 변동성 확대, 유럽·미 증시의 하락을 고려할 때 지수 변동성 확대 구간으로 재차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는 변화와 새로운 정책에 거는 기대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두고 갈등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런 갈등은 지수변동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 반등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서는 주가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숨고르기 이후 랠리는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이후 경기부양책 발표까지 시장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6일 밤 ECB, BOE와 내일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주요국의 금리인하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2일 연속 이어진 점과 연말배당을 겨냥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단기적으로 수급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며 베어마켓 랠리가 조금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순하게 본다면 다음 저항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50선 정도가 된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추세로 본다면 무리한 영역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단기간 급등한 까닭에 한 템포 쉬어갈 수는 있지만 여기서 반등이 끝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외환이나 신용시장 등의 제반 시장지표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의 추가 반등여지는 남아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V자 반등 후 비교적 큰 폭 숨고르기를 하는 증시, 쉬었다 가면 더 꾸준히 멀리 갈 수 있을까?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